<♣ 문화의 향기 ♣>/♧ 문화와 예술 ♧

[스크랩] 무송반환도(撫松盤桓圖)

화엄행 2009. 4. 2. 10:00

원본: tjs5899의 갈매기블로그입니다

 

 

왕희지관아도(王羲之觀鵝圖)
 
무송반환도(撫松盤桓圖)

자본담채, 각 126.5x30.5cm, 선문대박물관
 
  
왕희지와 도연명을 소재로 한 고사인물화이다. 이 두 인물은 장승업이 즐겨 그렸 으나 이 작품 처럼 정세한 백묘법이 구사되어 있는 것은 드물다. 우선<왕희지 관아도>는 앞서 고려대 박물관 소장<왕희지>와 같은 주제를 다룬 것이지만 여기서는 왕희지가 물가 바위에 기대 앉아 부드 럽게 헤엄치는 거위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그려져 있다.
 
왕희지의 얼굴에 드러난 신비로운 미소, 기대 앉은 자세의 자연스러움, 유려한 선묘로 묘사된 의습선의 아름 다움, 그리고 헤엄치는 거위의 생동하는 모습 등에서 장승업의 뛰어난 기량을 엿볼 수 있다. 뒤쪽에는 기둥이 유난히 높은 기와집이 있는데, 전혀 사실적이라 할 수는 없으나 오히려 과장과 단순화를 통해 생동감을 획득 하였다.
 
한편 이와 동일한 소재를 견본담채로 더욱 정밀하게 묘사한 작품도 소개된 바 있다. 화면 위에는 19세기의 화가 춘방(春舫) 김영(金瑛:1837∼?)의 화제(畵題)가 적혀 있다.
 
"두 마리 거위가 목을 빼며 다가옴을 보자,
가슴 속의 묘한 생각 저절로 어우러지네. 아득히 천년 후에
벗을 숭상하니, 이 뜻을 아는 이는 다만 황정견뿐이라네. 오원이 그리고 춘방이 보다."
 
도연명은<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관직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며 살았다.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화들이 후대 회화의 소재로 애용되었는데, 이 작품은 그 중 "소나무를 쓰다듬으며 머뭇거림(撫松而盤桓)"을 그린 것이다. 역시 인물의 생기있는 표정과 보석처럼 정교한 소나무 묘사가 돋보인다 김영의 다음과 같은 화제가 있다.
 
"사안은 오히려 대나무를 키우고, 도연명은 무슨 말로 벼슬
자리를 버렸나? 만약 태평성대에 살아서 만난다면, 푸른
소나무 오래된 그림으로 돌아오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