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세계 최고 장수국가인 일본은 2012년부터 베이비 붐 세대(“단카이 (団塊) ” 세대)가 퇴직을 시작함에 따라 2020년경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노인대국”으로 발전할 전망
o 은퇴 이후 사망시까지 소득없이 생활하는 기간의 연장, 식품사막(Food Desert) 지역 확대에 따른 고령층의 건강 악화,
무연사회(無緣社會) 도래 등으로 고령층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됨으로써 다양한 사회갈등과 문제를 초래하는 “노후난민(老後難民) 시대” 도래 가능성이 제기
□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정년을 연장하고 정년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한편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업을 보급․촉진하는 등 고령자 고용기회를 확대함으로써 노후난민 시대 도래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
□ 우리나라도 매년 30~40만 명의 베이비 붐 세대의 집단 퇴직,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 후 무소득 기간 확대, 경제․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의지할 곳 없는 독거노인 증가 등 고령화 관련 문제가 경제․사회에 중요한 이슈로 등장
↠ 일본의 실정과 비슷한 우리나라도 향후 노후난민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그 경제․사회적 파장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
□ 일본의 노후 난민화 현황과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대응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음
첫째, 은퇴 후 무소득 기간의 연장에 대응하여 정년연장 또는 고령층의 고용기회 확대가 필요
둘째, 생활이 곤란한 고령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현역세대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도록 사회보장체제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
셋째,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과 교류를 강화함과 동시에 사전․예방적 건강관리가 긴요
넷째, 고령자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 및 효(孝)에 대한 사회적 관념 변화가 필요
다섯째, 지속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 특히 전체 재정지출 및 복지지출의 우선순위를 충분히 검토하여 집행함으로써 한정된 재정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
【차례】
Ⅰ. 검토배경
Ⅱ. 노후 난민화 개념 및 배경
Ⅲ. 일본의 노후 난민화 현황과 우리의 고령화 실상
Ⅳ. 일본의 정책대응
Ⅴ. 시사점
1. 노후 난민화 개념
□ 일반적으로 확립된 정의는 없으나 고령자가 “의․식․주(醫․食․住)” 등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에 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거나가족 및 사회로부터 소외됨으로써 고립이 심화되어 일상생활에 커다란 곤란을 겪게 되는 상황을 총칭하여 노후 난민화라고 부름
[출처] 일본의 노후난민 증가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 (인테리어 아티스트) |작성자 jangby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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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일본이 던지는 화두, "당신의 노후는 안전한가?"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는 현대일본의 노인빈곤 자화상입니다. 물론 문제제기의 출발이 현대일본의 노인빈곤일 뿐 실상 그 흐름과 여파는 사회전체를 관통하는 중대이슈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별로 없다는 우려도 구체적입니다.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 치명적 딜레마와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 중산층 이하계층의 빈곤과 좌절문제야말로 곧 한국의 오늘, 내일이슈와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목격되지 않았다고 안도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닥칠 파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합니다. 특히 청년 등 현역세대라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타이밍입니다. 한국의 내일, 본인의 장래를 즐겁고 넉넉한 풍경으로 스케치하고 싶다면 그 출발은 지금이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는 그 힌트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상상하지도 못할 장수대국의 빈곤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보고서!
부자나라 일본의 ‘빈민’보고서다. 제목부터 아이러니하다.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그 아이러니의 주된 이유가 ‘고령사회’ 때문이다. 고령사회 하면 ‘은퇴’ 혹은 ‘노후'란 단어를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은 사회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그것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변화로, 어느 누구도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심각성을 깨달은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령사회 대책이 시급하다!” 그러나 누구도 그에 대한 속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생활환경, 산업,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워낙 그 범위가 넓고 사회전반에 걸친 동시다발적 변화이다 보니 국소적인 예측만으로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이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먼저 고령사회를 경험한 곳으로 가보는 거다. 투명망토를 두르고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의 변화를 겪고 있는 곳으로 가서,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개인의 변화, 사회의 변화, 기업의 변화…… 그러면 보는 사람의 위치와 입장에 따라서 스스로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고령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헤쳤다. 전직 기자였고, 현재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날카롭고 설득력 있는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전영수 교수가 일본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내놓는 야심작이다.
지금 일본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부자나라 · 빈곤국민의 숨겨진 자화상
경제지상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만남…하류인생의 대량생산과 무연사회의 집단폐색
최소불행 사회의 최대갈등 스토리…승자독식 시대의 잃어버린 인간다운 삶과 노후
탄탄한 3층 연금수혜에도 곳곳의 비명소리…은퇴이후 삶은 무차별적인 지옥
은퇴이후를 가르는 건 현역시절 삶…당신은 일본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무연사회; 고독사와 가족해체, 그리고 재구성
일본사회가 고독에 빠졌다. 돈이 없어서다. 가난이 인간관계마저 휑하니 끊어버렸다. 외로움에 치를 떨다 고독하게 죽는 하류인생의 대량생산이다. '독신=가난' 항등식의 성립이다. 3가구 중 1가구는 단신세대로 이미 가난에 직면했다. 저소득·비정규직은 독신탈출 자체가 힘들어졌다. 이들의 삶에 희망은 없다. 남자는 더 어렵다. 초식(草食)을 이어 고남(孤男)과 독남(毒男)이 넘쳐난다. 충격적인 사건사고도 반복됐다. 생계범죄부터 아사사건까지 부자나라·빈곤국민의 부끄러운 현대병폐가 총망라 중이다. 도쿄주택가의 흉가는 새로운 도시괴담으로 떠올랐다. 백골사채 미스터리를 품은 빈집만 800만호다. 핏줄에 대한 기본예의조차 사라졌다. ‘무연사회(無緣社會)’의 개막이다.
후폭풍은 무차별적이다. 성장과실을 누린 부자노인이 이럴진대 돈 없는 후속세대는 무방비상태다. 이들에게 노후는 절망과 동의어다. 노처녀·노총각의 한숨소리가 높은 배경이다. 고립공포를 품은 노후난민 예비군의 양산구조다. 경제논리 앞에 지역축제(마츠리)도 무릎을 꿇었다. 연대감은 악화일로다. 와중에 사회안전망은 붕괴됐다. 기업복지(개발주의 복지모델)로 자녀교육·주택마련·노후자금 등 개인복지를 책임졌던 기업은 변절했다. 일본기업 특유의 공동체의식 대신 적자생존·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무한이익에 사활을 걸었다. 월급은 줄이고 사람은 자르며 격차사회 패권을 독점했다. 미끄럼틀에서 떨어진 중산층 이하가 급증한 상황논리다. 눈물과 고독을 돈벌이로 삼은 무연사회 비즈니스마저 등장했다. 돈만 좇던 부자나라의 슬픈 자화상이다. 일본사회가 무연(無緣)화되고 만혼(晩婚)화되며 폐색(閉塞)화되는 이유다. 요컨대 돈 걱정을 둘러싼 집단우울이다.
*불편과 왜곡; 최소불행 사회의 망주·폭주노인
일본은 고령국가다. 좋게는 장수대국이다. 길거리 풍경주인의 절대다수가 노인인구다. 꽃집과 병원이 문전성시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버산업 예찬론의 배경이다. 그런데 실제 노인 삶은 알려진 것과 정반대다. 무연사회 희생자인 것도 서러운데 돈조차 해결할 수 없는 생활불편이 수두룩하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 ‘최소불행 사회’를 외쳤던 민주당으로선 머쓱한 대목이다. 600만 명의 구매난민이 대표적이다. 두부 한모 사자고 1㎞ 이상을 걷거나 택시 타는 노인은 새롭잖다. 몸은 아픈데 동네점포가 폐업하니 방법이 없다. 생명줄의 중대한 단절위협이다. 기름도 그렇다. 지방·겨울·노인일수록 주요소 폐업공포는 구체적이다. 생활불편을 악용한 악덕상술은 넘쳐난다. 돈 냄새는 나는데 사리판별은 떨어지니 사기꾼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다. 갈수록 악질·교묘해져 골칫거리다. 피해총액만 gdp의 1%다. 고령자 3대 불안인 금전(돈), 건강(병), 고독(범죄)은 짭짤한 사기타깃이다.
노인문제는 복합적이다. 은퇴순간 사회·경제·육체·정신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수반돼서다. 또 그 변화는 급박하다. 그래서 충격이 크다. 상실감과 소외·자괴감에 아슬아슬한 삶을 사는 노인인구가 적잖다. 그래도 알려진 건 덜하다. 접촉을 피해 스스로를 집에 가둔 경우가 많아서다. 낮은 담을 비웃는 무거운 커튼의 존재감이 그렇다. 아무리 담이 낮아도 집안을 볼 수 없다. 집밖에서 소통부재를 해소하자니 온갖 불협화음이 이들을 기다린다. 노소갈등을 유발하는 민폐부터 사회후생을 저해하는 범죄로까지 이어진다. 상징키워드는 망주(妄走) 혹은 폭주(暴走)노인이다. 미쳐서 날뛴다고 괴물(monster)로 비유된다. 베이비부머의 대량퇴직이 기형화된 고령괴물을 양산했다는 시각이다. 사회부적응이다. 정년이후 연착륙에 불발한 경우다. ‘대형쓰레기’로 살며 ‘가족복수’에 고생하니 차라리 집밖이 탈출구지만 사회인식은 차갑기 그지없다. 그만큼 고독과 울분이 넘쳐난다. 곧 노인범죄로 연결된다. tv에 소개된 고령자형무소의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노인들이 밉다는 청년세대도 비일비재하다. 지혜로운 노인존경은 옛말이 됐다.
*목돈압박; 돈 걱정에 두 번 죽는 일본노인
고령화는 두 얼굴을 가졌다. 위기와 기회다. 기회란 실버산업의 무게감이다. 고령인구의 소비파워 덕분이다. ‘실버시장=블루오션’의 등식성립이다. 금융자산의 절대다수를 쥔 돈 많은 일본노인이기에 더더욱 장밋빛이었다. 시장규모만 100조엔 이상을 봤다. 그런데 실상은 달랐다. 참패였다. 일본노인은 돈·시간 모두 여유로웠지만 단 하나 소비의욕이 부족했다. 불발에 그친 실버시장 버블이었다. 노후부담에 부자노인조차 소비를 줄인 결과다. 즉 어제의 노인과 오늘의 고령자는 상황자체가 달랐다. 이미지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실버품목의 냉온수혜는 차별적이다. 노인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면 재고신세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확인된 일부시장이다. 게임·주택·건강(의료)·식품 등 일부 성공모델은 그래서 값지다.
'황금알 vs 거품론'의 진실게임에도 불구, 실버시장은 크다. 꼭 필요한 거액의 소비항목이 줄줄이 대기 중인 걸로 확인돼서다. 간병비용과 장례비용이 대표적이다. 이 둘을 생각하면 맘 놓고 죽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비용부담이 천문학적이다. 수도권은 장의비용이 500만엔 이상이다. 인생최후에 돈 깔고 눕는다는 말까지 떠돈다. 먹고 살기 힘들어져 장례·제사를 못 챙기는 후손도 급증세다. ‘내 묘는 내 스스로’가 등장한 배경이다. 생전의 장의준비다. 더 겁나는 건 간병비용이다. 늙으면 아픈데 준비상황은 무방비다. 위협·파괴적인 간호공포가 무차별적인 불행도미노를 야기한다. 누그든 '단란한 가족행복=불행한 개호지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치매간병이면 집안자체가 풍비박산이다. 노환비용만 5년에 1억엔이 든다는 통계까지 있으니 놀랄 뿐이다. 여성노인 간병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그나마 맘에 드는 간병시설도 드물다. 불만족스러운 최후효도란 푸념소리가 높은 이유다. 부자노인이면 그나마 낫지만 통계에 감춰진 대다수의 빈곤노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노후자금; 길 없는 곳에서 길 찾기
웰빙(well-being) 이후는 웰다잉(well-dying)이다. 잘 사는 것만큼 잘 마무리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과제다. 노후자금의 준비이유다. 그런데 실상은 빈부격차와 세대격차 탓에 인생 2막이 확연이 갈린다. 부자자녀를 결정짓는 최대관건이 부자부모에 달렸을 정도다. 50조엔의 상속시장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만큼 유산상속에서의 진흙탕 싸움은 일상적이다. 금융기관은 부드러운 유산상속을 수익모델로 내걸었다. 경기침체로 유산의존이 높아진 결과다. 유언장 대행서비스도 각광이다. 허탈한 부의 이전을 바라보는 서민층은 아예 의욕상실이다. 결국 노후자금은 자기책임이다. 한 푼이라도 더 쟁여두려는 준비전략은 치열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길이 없다. 자산시장 붕괴상징답게 재테크 원조국은 고개를 숙인 지 오래다.
길 없는 곳에서 길 찾으려는 노력은 눈물겨울 수밖에 없다. 요즘 뜨는 건 용돈펀드다. 낙양지가가 따로 없다. 10년 새 40배나 커졌다. 시중금리 이상의 분배금을 매월 지급해 생활자금을 충당할 수 있어서다. 노인가계의 적자생활비를 벌충하기에 ‘딱’이다. 한국이라면 창업카드라도 있다지만 일본은 자영업도 가시밭길이다. 실업탈출구로서 역할은 기대난이다. 창업의욕도 이유도 없다. 자영업자라면 더더욱 노후위기감이 높다. 국민연금조차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비교적 탄탄한 샐러리맨의 노후연금에 비해 자영업자 연금구조는 곳곳이 함정이다.
장사라도 잘되면 낫다지만 셔터 내려진 상점가엔 절망감만 자욱하다. 그래서 저축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쓰나미에 밀려온 개인금고는 유례가 깊다. 장롱예금 에피소드는 “믿을 건 현금뿐”이란 공고한 저축의식에서 비롯된다. 은퇴이후 적자장부를 벌충할 유력방법도 저축인출뿐이다. 고령·무직세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이론조차 무위로 만든 고령인구의 위험자산 선호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저축조차 없다면 방법이 없다. 노후난민에게 인생 2막의 출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벼랑 끝의 아슬아슬한 삶뿐이다.
*연금의존; 똑같은 일벌레의 처지는 인생후반
일본은 연금선진국이다. 일본노인이 비교적 유유자적의 노후생활을 즐기는 최대근거가 탄탄한 연금소득 덕분이다. 거액의 보유자산보다 든든한 게 바로 매달 꼽히는 연금소득이다. 죽을 때까지 지급받기에 불확실성은 거의 없다. 3층 구조의 연금비밀이 갖는 파워다. 실제 일본노인의 은퇴생활 만족도는 비교적 높다. 노후자금의 81%가 연금소득에서 비롯될 정도다. 고령가구의 평균가계부를 보면 한국입장에선 부럽기 짝이 없다. 1층(국민연금), 2층(후생연금)의 공적연금에 3층(기업연금)까지 합쳐지면 그야말로 무적구조다. 1~3층을 다 받는 1,400만의 샐러리맨이 그렇다. 이들이 바로 ‘일본노인=부자’의 풍족한 은퇴생활을 규정짓는 완성판이다. 다만 연금소득은 현역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다. 그리고 연금파워는 ‘지금까지’에 한정된 얘기다. 1,400만처럼 선택받은 일부그룹이 아니면 연금생활은 곧 빈곤진입을 의미할 뿐이다.
일본정부가 자랑하는 월 23만엔의 모델연금(남편전업+여성주부)도 평균치와 거리가 멀다. 착시현상이다. 해당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연금생활자가 뭇매를 맞는다. 가난한 현역세대의 세금으로 부유한 은퇴가계가 유유자적한다는 비난이 그렇다. 세대격차 논쟁이다. 유유자적은커녕 기본생활도 힘든 대다수 빈곤노인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무연금·저연금 등 연금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은 이들이 의외로 많아서다. 국민연금 수령인구 900만 중 절반이 사각지대에 있다. 특히 고령여성에 집중된다. 공적연금 사각지대는 저축·자산 없는 빈곤가구와 정확히 일치한다. 정부의 가난구제도 포기한지 오래다. 문제는 사각지대의 증가세인데 이게 심상찮다. 연금불신은 갈수록 심화된다. ‘사라진 연금’ 탓이다. 연금기록 누락사건으로 보험료를 내고도 제대로 못 받는 이가 수두룩하다. 3층의 기업연금은 jal의 부도사태 이후 대수술 중이다. 대세는 연금삭감이다. 현역세대 절대다수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지금 내도 나중에 못 받을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고령근로; 숙명이 돼버린 평생현역의 길
수명연장은 이중적이다. 축복 혹은 재앙이다. 그 기준은 ‘돈’이다. 돈 많은 이들에겐 축복이되 빈털터리 빈곤세대에겐 재앙에 가깝다. 상대적 박탈감이 가득한 후속세대에게 고령화는 시한폭탄이다. 넘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물구나무를 섰다. 해법은 결국 경제력 확보다. 그래서 연금카드가 유력하다. 물론 앞으로는 이조차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이때 현실적인 유력대안은 근로소득을 통해 월급루트를 확보하는 것이다. 고령근로다. 길어진 후반기와 줄어든 정부곳간을 생각하면 장수사회의 딜레마는 평생현역을 통한 근로소득 확보뿐이다.
일본정부가 정년연장을 꺼내 든 것도 이것이 고령사회의 난맥상을 푸는 가장 강력한 정책카드이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수급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린 배경이다. 갈등이 없진 않아도 실보다 득이 많은 최선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개별가계도 '마의 벽(60세→65세)' 보릿고개를 넘기자면 고령근로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은퇴이후 빈부격차 관건이 근로소득 보유여부에 달렸을 정도로 고령근로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쌓아둔 금융자산보단 들어올 근로소득이 훨씬 파워풀해서다. 중산층 이하라면 더더욱 그렇다. ㈜일본의 신화붕괴로 회사의 노후책임이 사라진 것도 근로소득의 장기·지속성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고령근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장수대국의 선순환을 위한 불가피한 필수옵션이다. 은퇴대국 일본의 노인빈곤을 줄이는 가장 효과·실천적인 방안이 근로소득 유지·확보다. 정년연장의 경제적 합리성이다. 연령차별 없는 평생현역이야말로 일본사회의 제반문제를 해결하는 유력카드인 까닭에서다. 2006년 법 개정이 그 출발점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제도는 좋은데 현실이 못 따를 것”이란 게 정년연장의 현주소다. 감춰진 노인취업률 통계로 허세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기업의 인식전환과 비용부담 및 청년실업 등의 역차별요소가 부담거리로 남는다. 관건은 정년연장을 위한 정부지원이다. 한편에선 괜찮은 성공모델도 속속 집계된다. 세대갈등을 치유하며 사실상 정년폐지를 실천 중인 선행기업이 숱하게 많다. 만족도와 효율성이 고령근로의 당위론에 무게감을 실어줄 정도다. 다만 아직은 65세 정년연장론이 지배적이다. 근로의욕·체력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70세 이상으로 더 늘리자는 목소리도 높다. 정년무용론이다.
'<♣ 휴게실 ♣>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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