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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言古詩> ♣ 白居易 ♣ <長恨歌> - 화엄행

화엄행 2009. 4. 3. 00:17

<七言古詩>

♣ 白居易 ♣ <長恨歌> - ⊙ 번역 - 華嚴行 ⊙ 

 


  ; 白居易는 杜甫의 영향을 받아 社會詩를 많이 썼는데,

이 [長恨歌]는 7言 120句의 長篇古詩로서 唐의 玄宗과

楊貴妃간의 사랑과 安祿山의 亂으로 인한 楊貴妃의 죽음

과 玄宗자신의 그리워함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사실 그대로 시적으로 읊어줌으로써 楊貴妃에게

빠진 女寵으로 인한 玄宗의 政治的 과실을 감상하는 자

들 스스로 평가하게끔 해주고 있는데, 역사적 사실을 이

용한 間接的 社會詩라 하겠다.


이 시가 120구나 되기 때문에 다음처럼 4단락으로 나누

어 감상하고자 한다.

 


   

 

漢皇重色思傾國, 漢의 황제 여색을 중히해 傾國의 미인을
                           생각하니,

御宇多年求不得.   천하를 다스린지 여러해이나 求할 수
                            없었네.

楊家有女初長成,   楊氏집에 딸이 있어 비로소 성장하니,

養在深閨人未識.   깊은 閨房에서 키워져 남들이 몰랐네.

天生麗質難自棄,   타고난 어여쁨 스스로 버리기 어려운데,

一朝選在君王側.   하루 아침에 뽑혀 임금 곁에 있게됐네.

回眸一笑百媚生,   눈 돌려 한번 웃으면 온갖 아양이 생기고,

六宮粉黛無顔色.   여섯 內宮의 분단장도 얼굴 빛을 가렸네.

春寒賜浴華淸池,   봄날의 쌀쌀함에 목욕하던 華淸池를 내리니,

溫泉水滑洗凝脂.   온천 물 매끄럽게 희고 부드러운 살결을
                            씻네.

侍兒扶起嬌無力.   시녀가 부축해 일으킴에 가냘프게 힘없으니,

始是新承恩澤時.   비로소 이 때가 새롭게 恩澤을 입은 때였네.

雲?花顔金步搖,    구름같은 머리와 꽃같은 얼굴에 金步搖를
                            꼽고,

芙蓉帳暖度春宵.   부용휘장 따뜻이 봄밤을 지냈네.

春宵苦短日高起,   봄 밤은 아쉽게 짧아 해 높아 일어나니,

從此君王不早朝.   이로하여 임금은 朝會를 못나왔네.

承歡侍宴無閑暇,   歡樂을 받들어 宴會에서 모시니 한가하지
                            못하고,

春從春游夜專夜.   봄이면 봄놀이를 따르고 밤이면 밤내내
                            독차지 했네.

后宮佳麗三千人,   後宮엔 어여쁜 이 삼천명이나,

三千寵愛在一身.   삼천명분의 총애가 한 몸에 있었네.

金屋?成嬌侍夜,    화려한 집에서 단장하고 밤에 아리따이
                            시중들며,

玉樓宴罷醉和春.   玉樓의 연회 끝나면 술취하여 봄날과
                            和氣로왔네.

?妹弟兄皆列士,    형제 자매가 모두 벼슬살이에 班列하니,

可憐光彩生門戶.   아름다운 광채가 가문을 빛냈다네.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들 마음으로 하여금,

不重生男重生女.   아들 낳길 중히않고 딸 낳길 중하게 했네.

驪宮高處入靑雲,   驪山의 華淸宮 높은 곳은 푸른 구름에
                            들었고,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풍악소리 바람에 나부끼어
                            곳곳마다 들리네.

緩歌慢舞凝絲竹,   늘어진 노랫가락 느슨한 춤사위 악기에
                            엉기고,

盡日君王看不足.   종일토록 임금은 봐도 만족하지 못했다네.

漁陽?鼓動地來,    漁陽에서 말탄 북소리가 땅을 울려대니,

驚破霓裳羽衣曲.   놀라서 '霓裳羽衣曲'을 끝냈다네.


 

   ; 위의 1단락의 1구에서 12구까지는 玄宗이 女色을 그

리워하던 상황에서 楊貴妃가 발탁되는 시점까지를 읊고

있다.




첫구에서 '漢皇'이란 唐의 玄宗을 말하는 것으로, 漢代라

함으로써 직접적 표현을 회피한 것이다. 제9-10구는 양

귀비가 현종의 눈에 들자 자신이 목욕하던 華淸池를 사

용하게 해주니 '凝脂'의 희고 부드러운 살결을 씻어내며

몸단장을 하고, 11구와 12구에서처럼 가냘프고 아리따

운 자태로 임금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이윽고 13구-

22구까지는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하는 나날의 정황을 읊

고 있다. 13구-16구는 현종의 사랑하는 모습을 말하고

있다. 구름같이 틀어올린 풍성한 머리에다 金步搖같은

화려한 머릿장식으로 모양을 낸 貴妃와 함께 봄밤을 지

내다 보니,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게 되어 朝會도 나

가지 못한다. 여기서 '恨'은 '아쉽다'는 의미로서 양귀비

와 온 밤을 지내도 미처 못다 나눈 사랑의 감정이 남아있

듯이 아쉬운 감정이 나옴을 말한 것이다. 그만큼 현종의

사랑이 깊었음을 '恨'字로써 대변해주고 있다. 또 '不早

朝'로써 현종이 失政한 모습을 살며시 밝히고 있다. 한편

17구-22구는 양귀비 자신이 누렸던 상황을 말함으로써

황제와의 사랑을 읊고 있다. 그녀는 연회와 봄놀이 때마

다 황제 곁에서 환락을 받들어 모시고 밤이되면 그녀 혼

자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 했음을 '專'字로 말해주고 있

다. 그러하기에 후궁으로 들어온 여인들이 3천명이나 되

어도 그녀 한 몸에 쏘다지는 寵愛를 누렸다는 것이다. 다

음 23구-30구까지는 황제의 총애를 받음으로써 귀비의

친정형제들까지 榮貴해지니, 백성들도 양귀비 같은 딸을

낳아 榮達하고싶은 꿈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皇帝와 貴妃가 사랑하며 지내던 곳은 神仙이 산다는 驪

山의 華淸宮같은 곳으로 신선의 風樂으로 춤추고 노래하

며 지내는 나날에도 황제는 흡족해하지 못하고 더욱 더

누리려고 했음을 '不足'으로 나타내고 있다. 바로 이 부

족해하는 마음을 내며 失政한 玄宗은 마침내 31-32구에

서처럼 安祿山이 范陽(漁陽)에서 亂을 일으켜 皇宮으로

침입하게 되자, 印度 婆羅門의 樂曲이던 것이 開元중에

新彊과 甘肅을 거쳐 西?의 節度使 楊敬忠에게 올린 것이

唐 玄宗을 거쳐 改編되었다는 '霓裳羽衣曲'이란 신선같

은 풍악을 끝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이 두구는 다음

단락의 내용을 예시해주는 前奏曲같은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九重城闕煙塵生,   九重宮闕엔 연기와 먼지 일어나고,

千乘萬騎西南行.   수천만의 황제 騎兵이 서남쪽으로 갔네.

翠華搖搖行復止,   임금의 수레와 깃발들 흔들흔들 가다
                            다시 서니,

西出都門百餘里.   都城의 문에서 서쪽으로 백여리나 나왔네.

六軍不發無奈何,   황제의 군대가 나아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宛轉蛾眉馬前死.   아름다운 미인은 말앞에서 죽었네.

花鈿委地無人收,   꽃비녀 땅에 떨어져도 거둘 사람 없었던,

翠翹金雀玉搔頭.   翠翹·金雀·玉搔頭 등 머릿장식이더라.

君王掩面救不得,   임금은 얼굴 가리며 救濟할 수 없었고,

回看血淚相和流.   돌아보니 피눈물만 서로 합해 흘렀다네.

黃埃散漫風蕭索,   누런 먼지 흩어지고 바람은 쓸쓸한데,

雲棧?紆登劍閣.    구름다리 엮여있는 劍閣山으로 올랐네.

峨嵋山下少人行,   峨嵋山 아래엔 다니는 사람자취 드문데,

旌旗無光日色薄.   깃발마저 빛이 없고 날빛도 희미했네.

蜀江水碧蜀山靑,   蜀땅의 물빛과 산빛 파랗고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   聖上께선 아침과 저녁마다 그리운 情이였네.

行宮見月傷心色,   行宮에서 달을 봄에 傷心한 빛이고,

夜雨聞鈴腸斷聲.   비오는 밤 들리는 말방울은 애끊는
                            소리더라.


 

   ; 이 단락인 33구-50구까지는 안록산의 난리로인해 궁

성을 떠나 蜀땅으로 피난을 가는 도중에 양귀비를 죽이

게 되는 사건과 蜀땅에서 피난하며 貴妃를 그리워하는

현종의 애절한 마음이 그려지고 있다.



33구-42구는 궁성을 빠져나온 황제 군대의 행차모습을

담고, 행차도중에 난리와 피난하게 되는 현실은 양귀비

로 인한 것이니 양귀비를 죽여야 한다는 신하들의 奏請

하는 모습을 '六軍不發無奈何'로 표현하고, 결국 양귀비

를 죽이게 되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게 죽어 제대

로 수습도 하지 않은 양귀비의 모습을 그녀의 머리에 꽂

혔던 장식들을 거두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으로 대변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황제 자신은 귀비를 구해줄 수 없

이 그저 얼굴을 돌리며 피눈물만 흘렸다는 것이다. 그만

큼 난리를 초래시킨 失政한 황제로서 無力했음을 말하고

있다. 다음의 43구-46구까지는 험하다는 蜀땅의 형세를

구름다리 엮인 劍閣山을 오른다고 하고, 그런 곳으로 피

신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그런 촉땅의 峨嵋山근처는

사람자취가 드문 窮僻한 곳이고, 따라온 皇軍들마저 氣

槪를 잃은 암담한 현실을 말한다. 이어서 47구-50구에서

는 行宮에서 傷心한채 보내는 황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즉, 궁벽한 蜀땅의 푸른 산천 속 行宮에서 지내고 있는

황제는 산천을 보나 달을 보나 그저 죽은 양귀비에 대한

그리운 情으로 傷心하고 지내다 보니, 추적거리며 내리

는 밤비속에 울리는 말방울 소리마저 애끊는 듯이 들리

더라는 것이다. 제50구의 '夜雨'는 상심한 분위기를 돋구

는 詩語라고 하겠다.



 

天旋地轉回龍馭,   세상이 바뀌어 임금의 수레 돌아오니,

到此躊躇不能去.   이곳에 다다르자 머뭇거리며 갈 수
                            없었다네.

馬嵬坡下泥土中,   馬嵬坡 아래의 진흙 속에는,

不見玉顔空死處.   옥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한갖 죽은
                            곳일 뿐.

君臣相顧盡沾衣,   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며 모두 옷깃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   동쪽으로 都城門을 바라보며 말 가는대로
                            돌아왔네.

歸來池苑皆依舊,   못과 동산에 돌아오니 모두 다 여전한데,

太液芙蓉未央柳.   太液池의 연꽃과 未央宮의 실버들이더라.

芙蓉如面柳如眉,   연꽃은 貴妃의 얼굴같고 실버들은 
                            눈썹같은데,

對此如何不淚垂.   이것을 대하며 어떻게 눈물 않 흘릴까?

春風桃李花開日,   봄바람에 복사꽃과 오얏꽃 피는 날이며,

秋雨梧桐葉落時.   가을 비에 오동잎 떨어질때면 그리움
                            사무쳤네.

西宮南內多秋草,   西宮과 남쪽 동산엔 가을 풀 수북하고,

落葉滿階紅不掃.   낙엽이 섬돌 채워 붉어져도 쓸질 않네.

梨園子弟白發新,   梨園의 子弟들은 흰머리가 새로나고,

椒房阿監靑娥老.   椒房의 阿監들(황후궁의 상궁들)과 宮女들
                            늙어졌다네.

夕殿螢飛思?然,    저녁 殿閣에 반딧불이 나르고 생각은
                            쓸쓸한데,

孤燈挑盡未成眠.   외로운 등불 심지 다타도록 잠 못이룬다네.

遲遲鐘鼓初長夜,   더딜고 더딘 종과 북소리에 비로소 밤이
                            긴줄 알겠고,

耿耿星河欲曙天.   반짝이던 은하수는 새벽녘이 되려하네.

鴛鴦瓦冷霜華重,   鴛鴦기와엔 차갑게 서리꽃 무겁고,

翡翠衾寒誰與共.   翡翠이불 서늘하니 누구와 함께할꼬.

悠悠生死別經年,   아득해진 生死의 이별 몇해를 지났건만,

魂魄不曾來入夢.   혼백마저 일찍이 꿈속에 오질 않네.


 

   ; 51구에서 74구까지는 安祿山의 亂이 平正되어 다시

皇宮으로 돌아오게 되고, 楊貴妃가 없는 皇宮에서 寄居

하며 더욱 더 貴妃를 그리워 하는 玄宗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51구-56구는 세월이 흘러 황제일행은 행궁생활을 접고

궁성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돌아오던 길에서 예전 피난

갈 때 양귀비를 죽였던 마외파란 곳을 지나가게 되었고,

그곳엔 귀비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진흙뿐이더라는 것이

다. 이윽고 눈물 적시며 황궁이 있는 도성으로 入城하게

된다. 다음 57구-64구는 황궁안에서 귀비와 지내던 장소

를 볼때마다 온통 귀비생각만 나더라는 모습이다. 특히

63구와 66구에서 '多秋草'와 '紅不掃'의 '多'와 '不掃'는

현종의 그리워하며 시름에 젖은 심정의 깊이를 대변해

주는 詩語라 하겠다. 그리고 65,66구는 황궁내 주변인물

들을 통해 세월이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즉 양귀비와 연

회를 즐길 때 예능에 재주를 보이던 梨園弟子들은 어느

새 흰머리가 나고, 皇后宮(椒房)의 尙宮(阿監)들과 宮女

(靑娥
)들도 양귀비와 지내던 시절과 달리 늙어졌다는 것

이다. 그같이 세월은 흘렀어도 귀비가 없는 허전하고 쓸

쓸해지는 마음은 다음 67구-74구에서 그리고 있다. 즉,

반딧불이 나르는 어둑한 저녁의 넓은 殿閣 앞에서 오는

밤을 같이 지내고 싶은 이 없는 쓸쓸함을 느끼고, 밤에

외롭게 등잔 심지가 다 타도록 지새운다. 그러다 보니 새

벽을 알리는 종과 북소리마저 더디다 함으로써 지새운

밤이 길었다는 것을 밝힌다. 그런 밤을 보내고 새벽녘에

두텁게 내린 서리꽃은 외로운 황제의 마음무게를 대변하

며, 비취새를 수놓은 화려한 이불도 사랑하는 이 없이 지

새우다 보니 차가와 졌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세

월이 흘러도 양귀비의 혼이라도 꿈에 만나길 기다려 봤

으나, 꿈에도 볼 수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귀비를 그리워하는 황제의 情으로 切

切하다.



 

臨?道士鴻都客,    臨?땅의 道士은 큰 都城의 손님인데,

能以精誠致魂魄.   정성들여 혼백을 부를 수 있다네.

爲感君王輾轉思,   임금의 輾轉하는 사랑에 감동이 되니,

遂敎方士殷勤覓.   드디어 道士로 하여 은근히 찾게하네.

排空馭氣奔如電,   허공을 밀치고 부리는 기운 내달려
                            번개 같고,

升天入地求之?.    하늘로 오르고 땅으로 들어가 찾기를
                            두루하네.

上窮碧落下黃泉,   푸른 하늘로 끝까지 올랐다가 黃泉으로
                            내려가니,

兩處茫茫皆不見.   두 곳이 아스라하여 모두 보질 못하네.

忽聞海上有仙山,   홀연히 바다위에 신선의 산이 있다고
                            들으니,

山在虛無??間.     산은 공허하게 아득한 사이에 있네.

樓閣玲瓏五雲起,   누각엔 아름답게 오색구름 일어나고,

其中綽約多仙子.   그 가운데 곱고 아름다운 많은 신선들.

中有一人字太眞,   그 속에 어떤 한 사람의 字가 太眞인데,

雪膚花貌參差是.   눈같은 피부에 꽃같은 용모가 비슷하였네.

金闕西廂叩玉?,    금빛 대궐 서쪽 행랑에서 玉門을 두드리며,

轉敎小玉報雙成.   小玉으로 하여 전전히 雙成에게
                            알리게 하네.

聞道漢家天子使,   漢王家 황제의 사신이란 말을 듣고,

九華帳裏夢魂驚.   九華殿 휘장 속 꿈꾸던 혼 놀라네.

攬衣推枕起徘徊,   옷깃 부여잡고 베게 밀치며 일어나
                            배회하고,

珠箔銀屛?彭開.    구슬 단 은박 병풍 비스듬히 열리네.

雲?半偏新睡(교), 구름같은 머리 반쯤 치우친채
                              새로이 잠깨어,

花冠不整下堂來.   꽃관도 바로하지 않고서 堂에서 내려오네.

風吹仙袂飄飄擧,   바람이 신선의 소매로 불어 펄럭이며
                            들추니
,

猶似霓裳羽衣舞.   마치 옛날의 '霓裳羽衣曲'의 춤을
                            추는듯해라.

玉容寂寞淚?干,   옥같은 얼굴 쓸쓸히 난간에서
                            눈물 그렁하니,

梨花一枝春帶雨.   배꽃 가지 하나가 봄날에 비를 띤
                            모습이더라.

含情凝燎謝君王,   정 품은채 눈길 응시하며 임금에 감사하나,

一別音容兩渺茫.   일단 이별한 음성과 모습 둘 사이 아득해라.

昭陽殿裏恩愛絶,   昭陽殿 속엔 사랑이 끊어졌으나,

蓬萊宮中日月長.   蓬萊宮 속엔 해와 달이 길다네.

回頭下望人?處,   머리 돌려 인간세상 내려다 보니,

不見長安見塵霧.   長安은 보이지 않고 티끌낀 안개만 보이네.

唯將舊物表深情,   오직 옛 물건만 갖고 깊은 정을 표현하자니,

鈿合金釵寄將去.   자개상자와 금비녀를 장차 갈길에 붙이네.

釵留一股合一扇,   비녀 한 쪽과 상자 한 짝을 남기니,

釵擘黃金合分鈿.   비녀는 황금을 쪼개고 상자는
                            자개를 나눴네.

但敎心似金鈿堅,   단지 마음을 황금과 자개처럼
                            단단하게 하면,

天上人間會相見.   천상과 인간이 마침내 서로가 볼 수 있다네.

臨別殷勤重寄詞,   이별에 임해 은근히 거듭 말을 붙이길,

詞中有誓兩心知.   말 속에 두 마음만 알기를 서원한다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 칠일 長生殿에서,

夜半無人私語時.   한 밤중 사람없어 사사로이 말하던 때였지.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선 比翼鳥가 되길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선 連理枝가 되길 원했었지.

天長地久有時盡,   하늘 넓고 땅 오래도 다할 때가 있으나,

此恨綿綿無絶期.   이 恨은 이어져 끊어질 期約이 없으리라.


 

   ; 제75구에서 120구까지의 이 단락은 황제의 귀비를

향한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는 정을 들은 어느 도사가 양

귀비가 죽어서 갔으리라 예상되는 곳을 모두 찾아다니게

되고, 결국 바다 위의 신선산에서 지내는 귀비를 찾아가

황제의 마음을 알린다. 양귀비는 그같은 황제의 마음에

감사하며, 符節의 물건을 남기면서 여원히 사랑이 이어

지길 바라고 있는 내용이다.




75구-78구는 영혼을 부를 수 있는 臨?땅의 道士는 황제

가 귀비를 변함없이 그리워하는 소문을 듣고 鴻都門이

있는 都城에 들어오게 되었고, 드디어 그의 弟子格의 道

士를 시켜 楊貴妃의 靈魂을 찾게하는 시점을 말하고 있

다. 이윽고 79구-82구는 도사가 하늘과 땅밑의 黃泉인

저승까지 두루 찾아 다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러

한 도사의 모습은 하늘과 땅의 간격만큼이나 아스라하여

지상의 인간들 눈으로는 볼 수 없을만큼, 자유자재한 도

술로써 찾아 다녔다는 것이다. 이윽고 83구-88구는 그

도사가 바다위의 신선들이 사는 산에서 아름다운 신선들

중에 '太眞'이란 신선이 양귀비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었

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의 89구-98구는

그 太眞이란 신선이 머무는 전각을 찾아가 그녀의 시종

인 小玉과 雙成으로 하여금 唐 玄宗의 使臣이 왔음을 알

리게 한다. 이 소식을 들은 九華殿에서 편히 꿈꾸던 太眞

이란 신선은 놀라 일어나게 되고, 제93구의 '徘徊'의 모

습은 황제를 그리워하던 마음에 설레어 잠시 방안에서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드디어 병풍을 밀

치고 머리조차 매만질 새 없이 허둥대며 使臣앞에 다가

오는 '太眞'이란 신선의 옷깃은 마치 옛적 황궁에서 霓裳

羽衣曲에 맞추어 춤추던 춤사위처럼 아름답더라는 묘사

를 하고 있다. 이윽고 99구-112구에서 사신은 옛적 양귀

비이던 지금의 '태진'을 만나게 된다. 황제의 사신으로

찾아오게 된 사연을 들은 '태진'은 자신을 잊지않고 찾아

준 황제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그리운 정으로 눈에는 눈

물이 그렁거리고, 그 모습은 마치 배꽃 가지 하나가 비를

맞은 모습에 비유하며 '태진'이란 신선의 아름다움을 대

변하고 있다. 그러나 신선이 된 양귀비인 '태진'과 땅에

서 인간으로 살고 있는 황제와의 거리는 아득하다. 또 옛

적 황궁에서 사랑을 나누던 昭陽殿은 有限한 인간세상이

지만, 지금의 자신이 있는 神仙界의 蓬萊宮은 無窮한 세

월이 기다리고 있음을 '日月長'이라고 하고 있다. 그렇게

아득한 인간세계이기에 황제가 계신 곳을 내려다보아도

황제는 볼 수 없고 다만 먼지낀 안개만 보인다는 것이다.

이 '塵霧'는 또한 神仙界의 맑은 삶과 대조적인 俗世의

더러운 현실을 대변한다. 죽어 태진이란 신선이 된 양귀

비는 俗界로 떠나갈 사신에게 황제에게 보낼 감사한다는

마음과 함께 符節을 전한다. 그 부절은 자신의 머리에 꽂

혔던 비녀와 자개상자를 나눈 각 한쪽이다. 그러면서 이

부절처럼 단단한 사랑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언젠가는

부절을 다시 맞추도록 자신과 황제가 만날 수 있을 것이

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113구-120구는 '태진'이란

신선은 거듭하여 사신에게 예전 황궁에서 지낼 적 七月

七夕날에 長生殿에서 황제와 단 둘이서만 나누던 말을

남긴다. 즉, 하늘에서는 날개가 서로 붙어 난다는 比翼鳥

가 되고 땅에서는 가지가 붙어 자란다는 連理枝가 되어

서까지 둘 사이의 사랑을 지속하자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 말을 사신에게 전해달라고 함으로써 '태진'이란 신선

이 바로 예전의 양귀비였음에 틀림없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19,120구에서 처럼 하늘과 땅이

다할 오랜 시간보다 더 영원토록 황제와의 사랑은 다시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다짐을 전해주면서 마무리 하고

있다. 여기 끝의 두구에서 '天長地久'에서 '長'과 '此恨綿

綿'의 '恨'字를 각각 따서 제목인 '長恨歌'라고 이름짓게

되었다 한다. 즉 '此恨'이란 바로 皇帝 玄宗과 지금은 神

仙 '太眞'이 된 楊貴妃가 生死로 갈리어 그리워하는 사랑

을 말한 것으로, '天長地久'보다 더 오랜 사랑을 담고 있

다.



   이 長篇의 古詩는 앞서 소개하였듯이 唐 玄宗과 楊貴

妃의 사랑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女寵으로 失政한 玄宗

의 現實을 읽는 이 스스로 평가하게끔 하는 시이다. 그러

나 양귀비의 영혼이라도 찾으려 하는 황제의 애절한 마

음과 죽어서까지도 영원한 사랑을 期約하는 양귀비의 사

랑만은 지금의 얄팍한 현대인의 마음 속을 제목의 '長

恨'처럼 영원히 울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