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향기 ♣>/♧ 문화와 예술 ♧

[스크랩] 서위

화엄행 2015. 8. 14. 21:18

서위(徐渭,1521-1593)는 절강 소흥 출신의 화가로 문학, 희곡, 서예에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고

특히 대담한 화조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버지를 여의고 계모와 형의 손에서 자랍니다.

20세에는 현에서 치른 시험에 합격했지만, 그 후 성시(provinvial civil service exam)

에는 8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합격하지 못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겨우 살아가다, 지방 관리 아래에서 군사와 관련된 일을 합니다.

그러나 그를 채용한 관리가 군사 기밀에 관련된 사건에 가담해 체포되고 옥중에서

자살을 합니다. 서위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9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엔 자신의 두번째 아내인 장씨를 살해하고, 친구가 구해주기 전까지

7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냅니다. 그 때 그의 나이 53세 였습니다.


서위는 당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엇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여생을 그림을 보내며 살아갔지만,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후대에 와서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가 죽고 난 뒤 팔대산인과 18세기 양주팔괴, 그리고

20세기 제백석이 바로 서위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입니다.

화가 제백석은 한 시에서

"300년 전에 태어나 서위의 종이를 준비하고 먹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서위는 인생의 좌절과 울분을 화조화를 통해 표현해냈습니다.




서위, 묵포도도, 명, 베이징 고궁박물원


먹의 농담을 자유자재로 이용해 능숙한 솜씨로 포도의 특성을 포착한 수작입니다.

오른쪽 귀퉁이에서 시작해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구도에서

신선한 파격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위는 이 그림에 다음과 같은 시를 덧붙였습니다.

"반평생을 헛되이 보내고 이제 이렇게 노인이 되어

밤바람이 윙윙거리는데 나 홀로 서재에 서 있다.

내 붓에서 나온 진주는 팔 곳이 없으니

덩굴 사이에나 흩뿌려놓을까."





서위, 황갑도, 종이에 수묵, 베이징 고궁박물원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세련된 구도가 돋보입니다.

꽃과 게의 표현에서 군더더기를 빼고 최소한의 표현만으로도 그 특징을

탁월하게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벼 익은 강촌의 게들은 살찌고

도끼날 같은 집게발로 진흙 속을 파고 든다.

한 마리를 종이 위에 뒤집어놓아 보면

바로 앞에 동탁의 배꼽을 볼 것이다."


동탁은 동한의 사악한 권신으로, 그를 오만한 게에 비교하면서

탐관 오리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서위, 포도


포도알보다 줄기를 강조해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화가였음이 분명합니다.




서위, 묵하 墨荷


자유로운 붓놀림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서위, Flowers and Bamboo


화면 아래 무거운 돌에서부터, 수직으로 뻗어나간 대나무가

그림에 강한 중심을 주고 있고 과감하게 얇은 선으로만 표현한 꽃들이

더욱 연약해보이면서도 그림에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서위, 富贵平安图


농담으로 표현한 꽃잎의 표현, 그리고 잎사귀에 선을 그어 입체감을 주고

다시 얇은 선으로 대나무를 그려 넣었습니다.




서위, Twelve Plant and Calligraphy album leaf, 16C


서위의 그림이 표현적이라고 하는데,

이런 그림을 보면 오히려 너무도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왼쪽에 표현한 대나무를 보면 밝은 빛을 받은 대나무 줄기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서위, 죽도권 부분, 워싱턴 프리어 갤러리


날카로운 붓터치로 묘사한 대나무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서위, Chrysanthemums and Bamboos


꽃마다 다르게 표현한 것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표현을 구사해 마치 붓으로 말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위, 梅花图





detail



detail



선 만으로도 유리병을 완벽히 묘사해냈습니다.

서양 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과감하고 추상적인 표현을 연상케 하는 작품입니다.



蕉石图


이 그림은 마치 나뭇잎을 대고 찍어낸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흑백사진 같기도 하고.. 붓을 자유자재로 놀릴 수 있는 그 능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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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위는 회화 창작을 '유희'라고 얘기했습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 그림을 그리니 유희와 같다."

정말로 그의 그림을 보면, 사물을 직관하고 붓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출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형사를 벗어난 표현으로 자유분방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 전하현 문화예술학교~~

출처 : 안종률0812
글쓴이 : 안록산(유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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