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향기 ♣>/♧ 문화와 예술 ♧

[스크랩] 동양화에 그려지는 그림의 뜻과 이해

화엄행 2015. 8. 14. 21:12

동양화를 읽는 세 가지 방법.

 
1.그려진 사물을 동음이자(同音異字) 의 문구로 바꾸어 읽는 방법.
2.그려진 사물이 갖고 있는 우화적 의미(寓話的意味)를 그대로 읽는 방법.
3.그려진 사물과 관련된 고전적 문구(古典的 文句)를 상기하여 읽는 방법이 있다.

 
독화(讀畵)의 원리-1

독화 법은 아주 오랜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동양화의 양식 형성에 크게 관여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에는 일반인뿐만아니라 미술계종사자에게까지 잊혀져 왔으며, 조선시대 중기 이후에는 우리 주위에서 아주 잊혀진 것들 중의 하나이다. 잊혀진 이유는그림 읽는 방법이 중국으로부터 화본(畵本)에 의하여 전래되었고, 이것이 국내에서는 국내화가의 모사본에 의해서 전파되면서 중국과조선의 한자 읽기가 달라 본래의 뜻을 모르게 된데 연유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없는, 해오라기 두 마리가 그려진 일로연과도(一路連科圖-한걸음에 연달아 과거에 등과한다는 뜻)가 나타난다. 항간에는 이런 그림을 퇴련도(頹蓮圖)라고 부르고 있으나, 이 제목은 바른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이 그림은 시들어 가는 연(蓮)이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싱싱한 연을 택하지 않고 시든 연을 그린 것은 시든 연잎의시각적 특징에 이끌린 데도 이유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익은 연 열매를 드러나게 그리려다 보니 10월 연못을 그리게 된것이고, 이미 필리핀으로 날아가 버리고 없는 백로도 한 마리 그려야 되었던 것은 일로(一路)라는 뜻 때문이었다. 이 원리와사실을 잃어버린 그림들에서는 역시 연 열매는 강조되었지만 백로가 두 마리나 그려져 읽을 수 없는 그림이 되고 말았다. 구태여읽으려면 이로연과(二路連科)가 되겠으나 "이로(二路)"라는 말은 애초에 없다. 두 번의 과거(科擧)를 백로 두 마리로 표현했다고볼 수 도 있겠으나 그것은 독화(讀畵)의 원리를 모르고 하는 일이다.

독화(讀畵)의 원리-2

까치와 호랑이 그림(鵲虎圖)은 잘못된 그림이다 


민화(民畵)의 주요한 소재인 이 주제가 민간에 유행한 이유는 이것이 특정한 때에 따라 거는 그림(歲畵)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새해를 맞아 정월에 붙이는 그림이기 때문에 수명은 한달 밖에 안되고,2월에는 다른 그림이 그 자리에 붙게 된다. 이렇게 대중에게수요도 많고 자주 그려지다 보니 어느덧 일정한 양식으로 정형화되었다. 그래서 무명화가들이 눈썰미로 그린 대중의 그림, 곧민화(民畵)가 된 것이다.
그러면 정월에 왜 까치와 호랑이를 그린을 그려 붙이게 되었을까? 흔히들 사나운호랑이를 붙여서 액막이를 하려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납지 않은 까치는 왜 그려 넣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까치는 한결같이 왜 한 마리이며, 왜 곳 소나무 가지에 않아 있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중국에도 이와 유사한 형식의그림이 민간에서 역시 세화로서 존재한다. 이 중국 그림이 우리나라의 鵲虎圖(까치와 호랑이를 그린 그림)와 다른 점은, 호랑이가아니고 표범이라는 것이다. 구도도 같고 자세와 표정도 같은데 털의 무늬가 표범무늬를 나타내고 있다.

소나무,까치,표범이어야 맞는 그림이다

표범인 경우에 이 그림은 읽을 수 있다. 표범의 표(豹)가 고할 보(報)와 중국에서 발음이 같고(Pao),소나무는 정월, 까치는기쁨(喜)을 뜻하므로 이것을 한 화면에 그린그림은 "새해를 맞아 기쁜 소식만 오다"라는 뜻을 갖게 되고, 이 그림을 글자로읽으면 "신년보희(新年報喜)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표범자리에 호랑이가 들어가면 위와 같이 읽을 수 없게된다. 음력으로 정월이 호랑이달(寅月)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호랑이로 변질 된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까치와호랑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 표범무늬가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오래된 그림일수록 표범무늬가 많고 ,후기로 내려올수록 표범무늬가 적어져 언제부턴가 아주 호랑이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된 이유는 아마도 무명화가 들이 실제 표범은 본적이 없고호랑이와 비슷한 고양이는 자주 보았기 때문에 부지불식간 눈에 익은 고양이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 아닐까?
분명히 호랑이와 까치그림은 "新年報喜"의 뜻을 목적으로 그린 것이다. 그러나 그 원리를 모르는 화가들이 그렸기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표범이 호랑이로 변질되고 말았다.

동양화 독화(讀畵)의 원리-3

게는 왜 갈대와 함께 그리나?

게는 지금은 농약 때문에 절멸하고 말았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만해도 논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농경민에게는 매우 친숙한갑각류였다. 흔히 참게라고 부르는데 등딱지(甲)의 직경이 7~8Cm 정도에 달하는 매우 큰 것이었다. 그런데 가끔 동양화에 보면갈대로 참게 한 마리의 모든 다리를 꽁꽁 묶어 놓은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그려 놓고는 전로(傳蘆)라고 써놓았다. 왜"갈대를 전하다"라고 했을까?
전로(傳蘆)는 중국에서 전려(傳 )와 독음이 같다 전려의" "는 왼쪽에 고기 육(肉)이있는 것으로 보아 음식을 뜻하는 글자로서, 이것은 과거(科擧)의 전시(殿試)에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이 내리는 음식이다.따라서 전려란 장원급제자가 임금을 알현하고 임금이 내리는 음식을 받는, 최고의 영예를 누리는 것을 뜻하는 단어이다. 이 뜻을나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갈대와 함께 그려진다. 갈대와 게를 서로 나란히 그림을 그려도 전려도(傳 圖) 인데 아예 게를 갈대로꽁꽁 묶어놓은 그림은 꼭 맡아 놓았다는 뜻이 된다. 이때의 게딱지(甲)는 첫째(甲),즉 장원급제가 되는 것이다.

게 두 마리가 갈대꽃을 물고 있으면?

이렇게 게와 갈대가 그려진 그림 가운데 게가 두 마리 그려진 그림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 중에 게 두 마리가갈대꽃을 물고 있는 그림이 있다. 게가 가 두 마리이면 게딱지가 둘이기 때문에 이갑(二甲)이 된다. 즉 "이갑전려(二甲傳 )"가되는 것이다. 이 말을 풀이하면 "두 번의 과거에 모두 장원급제하여 임금이 내리는 음식을 받다"가 된다. 과거 급제에 이만한영광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과거를 보러 길 떠나는 사림에게 주었던 그림중의하나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원리를 모르면 그림의 제목을 "게와 억새" 도는 "게와 수수"라고 그림 제목을 붙이는 일이 생긴다.그림 속의 잎이 비록억새처럼 그려졌을망정 이 그림은 갈대를 그린 것이며 꽃이 수수처럼 보일 지라도 갈대꽃으로 보아야 되는 그림이다.
옛날에는 그림에 그 뜻을 써놓지 않았다. 왜냐 하면 우리 선조들은 그림과 글씨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그림이 곧 "二甲傳 "를 나타내고 있는데 구태여 중복해서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홍도는 자신의 그림에 그림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장을 쓰고 있다. 그 그림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바다 용왕이 있는곳에서도 옆으로 걸어간다(海龍王處也橫行)". 게는 앞으로 걷지 못하고 옆으로 기어가는 버릇이 있어서, 무엄하게도수생(水生)동물의왕인 용왕 앞에서도 가로로 걸어간다는 말이다.
만일 동양화를 읽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이 그림을감상하면서 단원김홍도가 그림을 그린 목적을 이 문구를 통해서 생각한다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즉 단원 김홍도가화원으로서 격식과 법도에 사로 잡혀 있는 관리들과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차라리 용왕 앞에서도 옆으로 걷는 게의 처지가부러워서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김홍도가 자유주의자로까지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단원이 이 그림을 그릴 때 전혀 자유주의자 적인 뜻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김홍도가 이그림을 그린 첫 번째 목적은 "二甲傳 "였을 것이다. 그리고 부수적인 목적으로 화제(畵題)에 적힌 뜻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동양화 독화(讀畵)의 원리-4

흰색사슴을 향나무와 함께 그리면?

공제 윤두서(恭齊 尹斗緖)의 그림에 흰 사슴(白鹿)그림이 있다. 원래 사슴은 갈색인데 흰 사슴이라면, 가끔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흰 뱀(白蛇)처럼 "멜라닌 색소 결핍증(Albinism)"이다. 통계적으로는 모든 종에서 2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나는 비정상개체인데 이런 과학적 사실을 알기 전에는 단지 희귀하고, 백색은 혐오할 이유가 없는 색(노인을 공경하는 동양에서는 더욱 좋게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이므로 상서롭게 취급되었다.
또한 흰사슴 뒤에는 향나무 가지가 휘늘어 져있다. 그림 여백에 쓰여져있는 제발(題跋)을 보면 , 상산의 네 백발노인(商山四皓)에 비유했지만 사실은 향나무의 백(柏)에서 일백 백(百)을, 사슴록(鹿)에서는 벼슬 록(祿)을 취하여 온갖 복록(福祿)을 뜻하는 다른 그림들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따라서 궁중에서 주로 쓰는 사슴 백마리를 그린 병풍은 백록도(百綠圖)가 되는 것이다.

향나무를 목숨 수(壽)처럼 그린그림은?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그림 중에 향나무를 마치 목숨 수(壽)자처럼 형상화해서 그린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은 오래된 향나무 한그루를 그린 것으로 노백도(老柏圖)라고 한다. 그러나 이 그림은 엄격히 말하면 백수도(百壽圖)가 된다. 이 그림을 주의 깊게보면 향나무를 이리저리 뒤틀어,3층의 잎들이 가로획이 되고 줄기가 세로 획이 된 목숨 수(壽)자를 그려 놓은 것임을 알게 된다.즉 향나무로 "壽"를 썼으므로 "柏"과 독음이 같은 "百壽圖"가 되는 것이다.

목숨"壽"를 각기 다르게 16자를 쓴 글은?

서예가들은 고생스럽더라도 가끔 같은 글자를 모양을 다르게 해서 16번을 쓰는 경우가 있다."壽"자를 16번이나 모두 다른 형태로쓴 것에 대해 감탄할 수도 있겠지만, 무려 "壽"자를 100번이나 다르게 쓴것(百壽圖)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다고 볼 수는 없을것이다. 그러고 보면 항상 "壽"자는 1번을 쓰거나 16번을 쓰거나 100번을 쓴다.
그러면 왜 하필이면 16자를쓰는가? 원래 16을 숫자 중에서 가장 음양이 조화된 수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1은 양수중의 극 양수요, 6은 음수중의 극음수이므로 극 음양이 조화 된 수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16살을(이팔청춘) 청춘의 상징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 글씨에서는 "十六개의 壽"가 거꾸로 읽혀 "壽六十" 즉 육십세의 회갑이 되었다. 이 글씨는 서예가 김충연 선생이 백농 선생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쓴 것이다.
이렇게 회갑(回甲)을 축하하는 뜻의 그림으로 죽석도(竹石圖)가 있다.

대나무를 꼭 바위와 함께 그리는 이유는?

"죽석도"란 대나무를 바위와 곁들여 그린 그림으로, 무척이나 오래 전부터 그려져온 화목(畵目)이다. 삼국지연의(三國志 演義)에 나오는 관운장도 "죽석도(竹石圖)"를 잘 그리는 화가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사실 대나무는 바위가 있고 그늘진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바위와 함께 있는 대나무는 생태상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구태여 대나무와 바위가 같이 畵目이 된 것은 역시 독화적 이유 때문이다. 죽(竹)은 축(祝)과 발음이같고, 바위는 "壽"를 뜻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대로 읽으면 축수도(祝壽圖)가 된다. 즉 "죽석도(竹石圖)"는 장수(長壽)를축하하거나,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장수라고 하는 것이 막연한 말인데, 어째서 죽석도가 회갑축하가 되는가하면 옛날에는 대나무가 60년 만에 꽃이 핀다고 알았기 때문에 회갑수를 의미했던 것이다. 대나무 꽃이 얼마 만에 피는지 정확하게관찰하지 않고 전해 내려오는 지식에만 의지했기 때문에 그렇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은 패랭이 꽃 그림도 같은 뜻으로 그릴때가 있다. 왜냐하면 패랭이꽃을 석죽화(石竹花)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죽석(竹石)과 같은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대나무 그림을 보면 대개 굵고 멋진 왕대(苦竹:왕대는 죽순의 맛이 써서 고죽 이라고 한다)를 그리는 일이 드물고, 비교적 가느다란대나무와 죽순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선비들이 대나무를 그릴 때 이왕이면 전국시대의 효자 맹종과 관련된맹종죽(孟宗竹)을 그리기 때문이다. 왕대의 죽순은 먹지 못하지만 맹종죽은 왕대처럼 굵지 않다. 죽순은 5월에 움트기 시작해서매우 잘 자라므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따라서 동양화에 나오는 죽순은 효자 맹종을 생각하며 그린 것으로순(筍)의 독음이 손(孫)과 같기 때문에 "손자를 본 것을 축하함(爲祝見孫)"의 뜻이 된다. 만약 쌍둥이를 보았다면 어떻게하는가? 이때는 죽순을 둘 그려서 해결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죽순 모양의 도자기 주전자도 손자를 본 것을 축하하기 위한 선물이라는 뜻이 된다.

*여름 난초에 웬 가을 귀뚜라미가...*

대나무와 죽순의 그림처럼 남이 손자를 본 것을 축하라는 그림뿐 아니라, 그 손자가 똑똑하게 자라서 벼슬살이를 하기를 비는 그림도있다. 난초 그림 중에 잎이 좀 꾸불거리고 길며 꽃을 보라색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 이것은 손(蓀) 이라는 난초의 종류의 한가지로서,바로 그 독음 때문에 자손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란이수(四蘭二秀)"라면 자식 넷 중 두 명이 빼어날 것이라는 뜻이된다.
난초는 5월에 꽃이 피는데도 이상하게 9월에 나오는 귀뚜라미가 같이 있는 그림이 있다. 이것도동음이자(同音異字)의 독음에 의해서 "자손이 관아에(官衙)에 들다"의 뜻을 갖도록 한 결과이다. 꽃이 핀 난초는 자손을귀뚜라미는 한자로 귁아(귁兒)인데 독음이 중국에서 관아(官衙) 와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이다.
귀뚜라미는 여치처럼 예쁘지도 않고, 방아깨비처럼 늘씬하게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 이름이 관아와 읽는 소리가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치에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의 소재가 되었던 것이다.

징그러운 박쥐가 복을 뜻한다..

박쥐는 그 생김새나, 우는 소리나,생태로 보아 귀엽게 볼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경대,장롱등의 혼수감이나 심지어 밥그릇에도 청화(靑華)로 박쥐를 그려 넣었다. 이것도 단지 암컷 박쥐(복: )의 독음이 복(福)과 로 서로 같다는 이유 때문이다.
박쥐가 복을 의미하므로 무늬를 쓸 때에는 반드시 5마리를 그려 넣는다. 그것도 암컷만 5마리를 넣는데 그래야 "오복(五 :박쥐5마리)" 가 "오복(五福)"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원리를 잊어버리고 박쥐를 4마리 또는 6마리를 그려 넣는경우도 있다.
서경(書經)의 홍범편(洪範篇)에 기록된 오복(五福)은 오래삶(壽),부자가 됨(富),안락하게 삶(康寧),덕을 닦음(修好德),제 명을 바침(考終命)으로 이것은 동양인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행복관 이었다.
이런 사실들을 보면 그림을 읽어서 감상하거나, 또 이 방법을 의식하고 그리는 일이 중국에서부터 유래 하였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갈대와 기러기로 편안한 노후를...

그대표적인 것이 노안도(蘆雁圖)이다, 따라서 노안(老安) 즉 편안한 노후라는 의미가 된다. <蘆雁圖>란 글자 그대로갈대와 기러기를 그린 그림인데, 이것을 "갈대밭에 않은 기러기"라고 읽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림이 글자 대신들어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기러기와 갈대가 나란히 있거나 앞뒤로 있어도, 또는 기러기가 갈대를 입에 물고 있어도 모두<노안도>가 되는 것이다..기러기와 갈대 이 둘 사이에는 주종관계가 없기 때문에 서양화의 동물화처럼 기러기가주인공이고 갈대가 배경이라고 볼 수 없고 그 두 가지는 화면 내에서 등격의 가치를 갖는다.
때로는 "갈대와기러기" 하면 한학자들은 먼저 함로(銜蘆:기러기가 갈대를 물고 날다)라는 말을 떠올린다. 이 말은 난세에 보신책을 강구한다는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옛날 중국에서 기러기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 양자강 남쪽으로 날아 올 때는 북쪽에서 잘 먹지 못 했기때문에 몸이 말라서 하늘을 높이 날아 오지만, 봄에 다시 날아 갈 때는 남쪽에 있는 동안 살이 쪄서 높이 날지 못했다. 이것을이용해서 어부들은 그물을 쳐서 기러기를 사냥하였다고 하는데, 한편 기러기들은 이 그물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갈대를 꺾어 가로로물고 날았다고 한다. 그래서 "갈대를 물다"라는 말이 보신책을 강구한다는 뜻이 되었다고 한다.(신중하게 처신한다는 뜻도 된다)

고양이 그림은 70세 생일을 축하...

변상벽(和  卞相璧)이 그린 고양이 그림도 한국적으로 표현된 예의 하나이다. 고양이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변고양(卞古羊)이라는별명까지 붙었던 그가 중국 그림과(고양이와 까치를 그림)는 달리 고양이와 참새를 같은 화면에 그려 참새(雀)를 기쁨(喜)으로표현하였다. 참새 작(雀)과 까치 작(鵲)의 독음이 같은 것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만 기쁨의 뜻으로 나타낸 것이다.
중국 그림에도 참새 종류가 기쁨 환락(歡樂)을 뜻하는 일이 있지만, 이때는 반드시 노란색으로 그려진다. 노란 참새인 황작(黃雀)이 환(歡)과 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변상벽의 그림에는 참새가 6마리 나무 위에 않아 있고 고양이 두 마리가 그려져 있는데 그중 한 고양이가 나무등걸에 오르고 있다그렇다면 이미 참새는 날아가고 없어야 하는데 오히려 참새들은 고양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고양이도 참새를 잡을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이렇게 한 화면에 고양이와 참새가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그려진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어려운 점이다.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뜻한다 왜냐하면 고양이 묘(猫)가 70세 노인이라는 뜻의 모( )와 중국에서는독음이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원리를 잘 알고 있다면 어미 고양이와 새끼고양이를 한 화면에 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가끔우리나라에서는 나타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아마도 70세를 맞은 분이 새끼고양이 숫자만큼의 자식을 두고 있다고해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위에 설명한 변상벽의 어른 고양이 두 마리와 참새(기쁨)가 6마리인 그림을 그린 이유는 동갑인 노부부가 자식을 여섯명 거느리고 행복하게 고희를 맞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그렸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독화법을 모른 채 이 그림을 감상하다보면 때로는 화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서로적대 관계에 있는 참새와 고양이가 한 화면에 평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그린 것은 한국인의 평화를 사랑하는 심성을 반영한 것이라는식의 감상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인이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임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동양화를 감상할 때는 그 그림을 그린이의 생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양이와 나비를 함께 그리면...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중 "예로부터 사람이 70을 산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人生七十古來稀)"에서 알 수 있듯이 평균 수명이18세 정도에 불과 했던 옛날에 70을 산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으며 더욱이 부부가 해로하여 고희를 맞는다는 것은 정말로경하할 일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양이가 70세 장수를 뜻하기 때문에 고양이와 함께 나비,국화,바위 등이 구성되어 고희와 관련된여러 가지 의미의 그림이 되었다.
단원 김홍도가 그린 그림 중에 고양이와 나비를 그린 모질도(  圖)가 있다. 이때고양이가 70세 노인 모( ) 나비가 80세 노인 질( )이 되는 것이다. 묘(猫)와 모( ),나비접(蝶)과 질( )은 중국에서읽는 소리가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양이와 나비를 같이 그리는 것은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 되는 것이다.

고양이를 국화 옆에 그리면...

변상벽의 그림과 겸재 정선의 그림 중에도 고양이와 나비를 같이 그린 그림이 있다. 두 사람이 다 같이 같은 소재로 그림을 그린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이념이 같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까? 이 그림들도 역시 고양이와 국화가 가진 뜻을 이용하여 서로 같은의미를 나타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뜻하고 여기에 국화는 귀거래사(歸去來辭)의 도연명(陶淵明)이국화를 사랑한 고사(古事) 때문에 은일자(隱逸者) ,또는 국화의 국(菊)이 거(居)와 음이 비슷하므로 은거를 뜻한다고 볼 수있다. 따라서 두 의미를 합하여 읽으면"유유자적 은둔해 살면서 고희를 맞다(은거향모:隱居享 )"라는 뜻이 될 수 있을 것이다.동양에서 은둔해 산다는 것은 서양에서처럼 염세주의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동양에서는 원래 물산이 풍부하고 땅이 넓었으므로유유자적하게 지내면서 학문과 사색에 힘쓰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해서 인품과 덕을 갖춘 군자가 되면 표범의 무늬와 같이 뚜렷이겉으로 드러나서 감출 래야 감출 수 없게 되므로(君子豹變) 저절로 임금에게 부름을 받고 자신의 경륜과 이상을 펴서 민생을 이롭게할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출세요 선비들의 이상이었다.
따라서 변상벽과 정선의 고양이와 국화의 그림은 아마도 고희를 되도록 임금의 부름을 받지 못한 선비에게 곧 그러한 일이 닥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그려 보낸 것이 아닐까 한다.
또한 겸재의 그림에는 고양이 앞에 방아깨비가 그려져 있는데 방아깨비 당( )자를 써서 의당(宜當) 그러리라는 당(當)의 뜻으로 그려진게 아닌가 한다.

부엉이 그림도 고희를 축하...

서양에서는 올빼미나 부엉이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밤눈이 밝으므로 밤늦게 까지 공부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동양에서는 부엉이를 "고양이 얼굴을 가진 매"라는 뜻의 묘두응(猫頭鷹)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역시 고양이의 의미와 같이고희(古稀)를 축하하는 내용이 되는 그림이다.
이렇게 그려진 사물을 한자로 바꾸어 읽는 방식을 화가나 감상자가 서로약속하고 있었으므로, 그림 읽는 법은 동양화에서 필수 요건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읽는 법을 모르고 그림 귀퉁이에 쓰여있는 화제(畵題)만 보고 그 그림의 제작 의도를 파악하려 한다면 십중팔구 빗나가기 쉽다.

목련꽃이 바위와 함께 그려지면....

명나라의 진홍수(陳洪綬)의 그림 중에 목련(4월에 피는 꽃)과 해당화(6월에 피는 꽃)를 바위(石)와 함께 한 화면에 그린 것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 점이 있다. 역시 이 그림도 그림이 갖는 독화적 뜻을 위해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게 그렸을 것이다. 이그림은 목련이 일명 목필화(木筆花)이므로 발음이 같은 반드시 필(必)과 목숨수(壽)를 뜻하는 옆에 그려져 있는 바위가 합해져서"반드시 장수하리라(必得其壽)"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림에 옥당가석(玉堂佳石)이라고 쓰여 있는 것은 목련의 다른 이름인옥란화(玉蘭花)에서 옥을, 해당화에서 당(堂)을 따서 단지 이 그림의 정경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얼핏 생각하면 화가가자연을 관조(觀照)하다가 문득 화흥(畵興)이 일어 이언 그림을 그린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독화법을 모르는 사람들이동양화를 보면 동양의 화가들은 대단한 자연주의자로 오인되기도 하는 것이다.

개는 꼭 나무와 같이 그린다...

개는 모든 나쁜 말의 접두어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양화 중에 개 그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또한 대개 개 그림은 나무 밑이그려져 있다. 이러한 그림은 개가 하는 일이 집을 지키는 일이므로 도둑맞지 말라는 뜻이 된다. 개는 한자로 술(戌),나무는수(樹)이다 이것이 지킬 수(守)와 글자 모양이 비슷하고 독음도 같기 때문에 동일시되었을 것이다.

쏘가리를 오리와 함께 그리면....

대궐 궐(闕)자와 독음이 같은 쏘가리(쏘가리궐 魚)가 있는 그림은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대궐에 들어가 벼슬살이를 하다"라는뜻이다. 이때 쏘가리는 낚시에 꿴 채이고 흔히 같이 그려지는 오리(鴨:압)도 두발이 묶인 채로 그려진다. 그것은 "꼭 잡아놓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오리 압(鴨)자를 파자(破字) 하면 일등(甲)즉 장원 급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쏘가리는 반드시 한 마리만 그리는 것이 원칙이다. 두 마리를 그리면 대궐이 둘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분명히 모반죄가 되는것이다. 그림이 그려질 당시로서는 대궐이 두 개라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일인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게도 두 마리 또는세 마리 쏘가리도 두 마리 그려진 그림도 가끔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그림은 원래 그림의 법식에는 없고 당치도 않는일이다. 굳이 이해한다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그림의 법도를 몰랐으므로 기분 나쁠 것도 없고 목숨의 위협을 받지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부부의 금슬은 원앙이 아니라 비익조....

비익조는 어찌나 부부 금슬이 좋은지 항상 붙어 다녀서, 심지어는 날아 갈 때도 몸을 붙인 채 수컷은 왼쪽날개로, 암컷은 오른쪽날개로 날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비익조(比翼鳥)라고도 한다. 실제로 이런 새가 있었을 리가 없고  설령 있었다고 해도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종족을 보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저구(雎鳩)도 자웅(雌雄)의 사이가 좋아, 암수 중 한쪽이 죽으면 상대가 따라 죽었기 때문에 급기야 멸종했다고 한다.
비익조는 전설상의 새이므로 그림으로 그릴 때는 원앙새와 비슷하게 그린다. 금슬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원앙새에서 모티브를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원앙새가 부부 금슬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결혼 첫날밤에 원앙이 수 놓여져 있는 비단이불(원앙금침:鴛鴦衾枕)을 덮고 잔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원앙새는 비익조와 구분하여 자식(貴子)을 뜻한다.
금슬 좋은 궁합(宮合)의 부부 사이에서 영리한 자식이 나온다고 하여 귀자(貴子)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시집가는 딸에게 이불을 꿰메주는 친정어머니의 마음이야 부부간에 금슬 좋게 살라는 뜻이 간절하겠지만, 딸이 금슬 좋게살려면 우선 똑똑한 사내자식(貴子)을 낳는 것이 과거에는 선결 조건이었기 때문에, 이 이불을 덮고 첫날밤을 치루어 곧 귀한자식을 잉태(孕胎)하라는 뜻으로 원앙금침을 해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타당하지 않을까......
그래서 원앙새가 연못에서 노니는 그림은 "연생귀자도(連生貴子圖:연달아 귀한 자식을 낳다)"가 되는 것이다.

7월 연못에 겨울 원앙새가.....

동양화에는 연(蓮)못에 원앙새가 있는 그림이 많은 편인데 이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그림에 나오는 연(蓮,Lotus)은 예외 없이 생생하고 화려하게 피어있다.
그런데 실제로 원앙새는 이러한 7월 연못에서는 볼 수 없다. 왜냐 하면 원앙새는 오리나 기러기와 가까운 종류라서 서늘한 곳을 좋아하므로 여름에는 산간 계곡에서 가재나 물고기를 잡아먹고 보내기 때문이다.
만약에 30℃에 육박하는 7월 여름의 연못에서는 금방 일사병에 걸려 죽고 말 것이다. 또한 설사 연못에서 지낸다 하여도, 등에 나있는 깃털은 번식기인 겨울에 수컷에게만 나는 것으로 여름 원앙새에게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그림은 여름 풍경에 겨울 원앙새를 그렸으므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이치에 맞지 않게 그린 이유는 누가 보더라도 원앙새로 알아보도록 함이다.
전형적인 원앙새, 즉 등에 은행잎과 같은 깃털이 있는 원앙새로 그려야만 원앙새의 우의(寓意)인 귀(貴)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원앙새가 연(蓮)열매 위에 않아 있는 모양의 청자연적(靑瓷硯滴:청자로 만들어져있는 먹 갈 때 쓰는 도구)은 연과귀자(連科貴子:연달아서 과거에 급제할수 있는 귀한 자식)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연적으로 먹을 갈아 공부하면 향시와 전시에 등과 하리라는 기대에서 사용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귀자(貴子)를 나타내는 원앙새를 생생한 연(蓮)과 함께 배치하면 귀자생연(貴子生蓮)이 되고, 이를 거꾸로 하면 연생귀자(連生貴子),곧 독음이 같은 연생귀자(蓮生貴子:연이어 귀한 자식을 낳다)로 읽혀진다.
 
옛날 농경 문화권에서는 자식을 많이 두는 것이 경제적 부(富)와 직결되기도 했으므로, 자식을 많이 두기를 원했으며 특히 후에제사(祭祀)를 받드는 사내아이를 많이 두는 것이 곧 사후의 복지(福祉)를 기약하는 셈이 되었으므로 다자(多子)가 오복(五福)의하나가 되었다.
<참고>
서경에 나오는 오복(당나라 이전까지)-오래살고(壽),편안히 살고(康寧),부유하게 살고(富),덕을 베풀고,하늘이 준 수명을 다 마침(考終命)
당나라 이후의 오복-오래살고(壽),부유하게 지내며(富),신분이 높아지고(貴)자식을 많이두며(多子),덕을 베풀기를 좋아하며 남으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석류 그림은 사내자식 많이 두기를 비는 뜻.....

석류(石榴)그림도 또한 다자(多子)의 뜻을 갖는 그림이다. 주머니 속에 예쁜 씨앗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이 자손이 많은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동양화에서 석류는 "다자(多子)'로 읽으면 된다.
대개는 포도나 표주박 같이 주렁주렁 열매가 달린 모양을 그린 것은 모두 "多子"와 통한다. 이런 그림에서는 반드시 덩굴에 매달린채로 그리기 마련인데, 이렇게 그려야만 "자손이 영원히 끊이지 않는다(자손만대:子孫萬代)"라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포도나 박이 그림의 의미상 자손이 되고 덩굴은 한자로(만대:蔓帶)이므로 독음이 같은 만대(萬代)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덩굴과 같이 그려야 되는 것이다.
자손이 영원히 끊기지 않는 것은 우리 조상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에 자손이 끊어지면 저승에 계신 조상들을 모두 굶게 하는 결과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후사(後嗣)를 두는 것이 효의 근본이라고 생각했으며,<맹자>에서도 후사가 없는 것이 제일 큰 불효라고 했다.
박 덩굴에 장 닭을 그리면 공명만대(功名萬代)....*
지금까지 설명한대로 박 덩굴이 자손만대이므로 거기에 장 닭이 그려지면 "만대까지 공명을 누리다(功名萬代)"가 된다.
가끔 표주박만을 따로 그린 그림은 만(萬)을 뜻한다. 보기에 따라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나."萬"에 외곽선을 그려 넣으면 보기에따라서 표주박 모양과 흡사하다. 흔히 낙관용 도장을 새길 때 "萬"자 대신에 표주박 윤곽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모란 꽃만 그리고 부귀옥당(富貴玉堂)이라고 쓰면 잘못......

사물이 갖는 의미를 그대로 읽어서 그림에 적용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모란(peony)이다.
모란 꽃은 꽃 중의 왕(華中之王)이라고 일컫는 만큼 모양이 훌륭해서 부귀화(富貴花)라고도 불리운다.
그래서 그림에 모란꽃이 있으면 "富貴"로 읽으면 된다. 거기에 해당화(海棠花)와 목련(木蓮,玉蘭花)이 곁들여 있다면, 모란 꽃은부귀를, 목련의 "玉" ,해당화의 "棠"이 함께 발음으로 읽혀서 부귀옥당(富貴玉堂:귀댁에 부귀가 깃들기를....)이 되는것이다.
이러한 뜻을 위해서 목련은4월, 모란은5월, 해당화는 6월에 피는 생태적 사실은 무시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모란꽃만 그려 놓고 "富貴玉堂"이라고 슨 그림은 잘못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흔히 모란 꽃 그림에 나비를 그리지 않는다고 알고 있고, 그 이유가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어서 라고 하나, 주의 깊게 모란꽃을 관찰해 보면 이 꽃에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나라 위장(韋莊)이 백모란을 읊은 시에서"지난밤 달은 물같이 밝아 뜰에 오자 선뜻 오는 그윽한 향기(昨夜月明深似水入門唯覺一庭香)"라고 모란의 향기를 말하기도 했다.
분명히 모란에는 향기가 있고, 벌과 나비도 가끔 날아온다.
단지 모란이 피는 계절이 5월초이기 때문에 아직 벌과 나비가 많을 때가 아니라서 모란꽃에는 나비가 않은 모습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리라....

매화꽃 가지에 까치가 않아 있으면...

매화가 맨 먼저 꽃이 피어 봄소식을 전하므로 춘선(春先)이라고 읽히기도 한다.
매화가지에 까치가 않아 있는 그림은 까치의 우화적의미인 기쁨과 함께 봄을 맞아 맨 먼저 기쁜 소식을 전하다(喜報春先)가 되는 것이다.
그기쁜 소식이 조정의 임금님을 뜻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기쁨을 뜻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우리는 오늘날 동양화의 법식을 통해그림을 보면서 이런 양식의 그림들을 주고받으며 이상(理想)과 희망(希望)을 다졌던 조선의 선비들의 단아(端雅)한 자태를 느낄 수있는 것이다.

학(鶴) 그림의 여러 가지....

선비하면 생각나는 것이 학(鶴)이다.

학의 자태가 고고한 선비의 품격을 연상시킨다.
그래서인지 유학자(儒學者)들이 집에서 입는 평상복의 이름도 학창의(鶴 衣)이다.
학이 날개를 핀 것과 같다는 뜻이다.
서양에서는 백조(白鳥,고니,swan)는 마술에 걸린 왕자나 공주이지만 동양에서의 학은 선계(仙界)에서 신선들과 벗하고 사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이름도 선학(仙鶴)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러한 학이 나오는 그림에는 여러 가지 형식이 있다.
그 중에서 일반적인 세 가지 유형에 대해서 알아보면,
첫째는 학만 한 마리 그리는 것이고,
둘째는 학이 소나무가지에 서있는 모습을 그린 것,
셋째는학 한 마리가 바닷가에 외롭게 서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처럼 화폭에 학 한 마리만을 그린 그림을 <천수도(千壽圖)>라고 한다.
옛날에는 학이 천년을 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인 학은 거북이와 더불어 오래 사는 짐승의 대표격으로 천년장수(千年長壽)의 상징이었다. 학수(鶴壽) 하면 수석(壽石)처럼 장수를 의미한다.

학을 소나무와 함께 그리면...

청강(晴江) 김영기(金永基)선생이 북경에서 제백석을 만났을 때, 부친 해강(海岡 金圭鎭)선생의 학 두 마리 그림을 내놓자 제백석은여기에다가 소나무를 그려서 학을 않히고, <삼다도(三多圖)>와 함께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때 학을 한 마리 그리면 <천수도(千壽圖)>가 되지만 두 마리의 학을 그리면 그 의미가 애매하게 되므로 여기에다가소나무를 그려서 <학수송령(鶴壽松齡)-학이나 소나무처럼 오래 살다의 의미>을 나타낸 것이다.
학의 우의(寓意)가 천년수(千年壽)인 것처럼 소나무도 오래 사는 것을(百年) 뜻하므로 소나무가 그려져 있는 그림을 <백령도(百齡圖)>가 된다.
하필 소나무가 "백(百)"을 뜻하는 것은 백이 완전수라는 의미가 있다. 이때 소나무 등걸을 빨갛게 칠하는 것이 상례인데 이것은 적송자(赤松子)라는 신선과 결부하여 장수의 의미를 한층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학이 천년, 소나무가 백년을 뜻하므로 학이 소나무에 올라 않은 그림은<학수송령도(鶴壽松齡圖)>가 된다. 오래사는 것들을 한데 모아서 구성한 것으로 이때 학이 소나무 위에서 사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사실과 관계없이 문제삼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학은 소나무 가지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큰 새 이기 때문에 나무 위에 사는 것(樹上棲息)이 불가능하다. 소나무위에 올라가서 사는 새는 백로(해오라기)로 학과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학수송령(鶴壽松齡) 이라는 뜻을 위해서는 반드시 학이라야되었던 것이다.

학이 파도치는 바닷가에 있으면....

또한 학은 바닷가에는 살지 않는다고 한다.
학은 초원이나 늪지대에 사는 새이다. 이런 늪지대에서는 뱀이나 족제비 같은 설치류들에게 해를 당하기 쉽지만, 워낙 큰 새 이기 때문에 별 위험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학이 파도치는 바닷가에 있는 그림은 학의 생태상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그려지는 이유는 일품당조(一品當朝:당대의 조정에서 일품에 오르는 벼슬을 하다)로 읽혀지기 위해서이다.
원래 학은 천수(千壽)라는 의미 외에 또 하나의 우의(寓意)가 있는데 그것이 일품(一品), 즉 "제일"이라는 뜻이다.
발음은 같지만 일품(逸品)은 개성적 작품이라는 뜻이므로 혼동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러 종류의 색들을 품평해 볼 때 우리의선조들은 간결하고 우아한 것을 숭상했기 때문에 뭐니뭐니 해도 학이 일등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학의 의미가 일품(一品)이었던것이다.
이일품이 파도치는 바다, 즉 밀물 조(潮)앞에 당(當)하여 서있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일품당조(一品當朝)가 되는데 이 밀물조(潮)와 아침 조(朝)가 발음이 같으므로 그러한 뜻이 되는 것이다. 아침 조는 왕조(王朝:Dynasty)의 뜻이 있으므로,풀이하면"당대의 조정에서 벼슬이 일품까지 오르다"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이때 많은 <일품당조도(一品當朝圖)>에서 수평선 너머 하늘을 붉게 기린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아마도 아침조(朝) 때문에 아침노을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일품당조도에 가끔 장수(長壽)를 의미하는 소나무(百壽)를 그려 놓은 그림도 있는데 그것은 그림의 의미와는 독화법적으로 볼 때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소나무와 학이 함께 그려져 있는 그림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공연히 소나무 가지를 첨가 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중국의 일품당조도 에서는 여러 가지사물을 그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단순히 학과 파도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굳이 이해하자면소나무는 정월(正月)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에 一品을 나타내는 학과 제일,또는 첫째 라는 뜻으로 결부 시켰을 수 있다.

소나무와 불로초가 그려져 있는그림은....

정월은 곧 새해(新年)이다.

그래서 소나무는 "새해"라는 뜻도 갖는다.
소나무와 불로초(不老草, 영지:靈芝)를 함께 그리면 "송(松)=신년(新年)" "불로초(不老草)=여의(如意:그렇게 되다)"가 되어 신년여의(新年如意),즉 "새해를 맞아 생각하는 대로 되다"가 된다.
따라서 이런 그림은 연하인사(年賀人事)용 그림이 된다. 동양에서는 물산(物産)이 풍부해서 서양인들과는 달리 오래 사는 것을 소원하였으므로 늙지 않음(不老)을 얻는다는 것은 곧, 소원을 성취(如意)한 것이 된다.
또 일설에는 불교가 전래되면서 승려들의 휴대품중 하나인 여의봉(如意棒)머리에 있는 그름 무늬와 불로초가 모양이 흡사한데서 이런 뜻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때로는 불로초(如意:생각한대로되다)를 감(枾:먹는감)과 함께 그리면 "사사여의(事事如意:일마다 마음먹은대로되다)"라는 뜻이 된다.감 "시(枾)"와 일 "사(事)"가 중국에서 읽는 소리가 같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리로, 감(시:枾)과 물고기(어:魚)를 그린 것은 "일마다 남음이 있다(사사유여:事事有餘)"가 된다.
"枾=事" "魚=餘"가 되기 때문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그림이다.
얼핏 나무에서 자라는 감과 물 속에서 자라는 고기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나 주변의 사업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그 의미가 참으로 좋은 그림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림을 받는 사람이 그 의미를 알아야 하겠지만....

새우가 그려있는 그림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뜻같이 순조롭다"는 뜻으로 도한 새우그림이 있다.
제백석의 새우 그림을 보면, 긴 집게 다리가 있어 우리가 흔히 보는 일반적인 새우와 다른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우리가 시장에서 보는 새우는 대개 바다 새우이고, 중국의 그림에 나타나는 새우는 민물 새우이기 때문에 집게 다리가 앞으로 길게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은 하천이 길고 넓으며(예:양쯔강,랴오허강 ,쥬장강 ,화이허강,황하) 경사가 완만하여 민물수자원이 풍부했고, 이러한 점이 일찍이 문명이 발상한 근거(황하문명)가 되었다.
결국 강가에서의 생활로 어패류,새우,게등의 갑각류등이 생활에 아주 가까운 것 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자주 그림의 소재가 되었던 것이다. 
새우를 관찰해 보면 전신에 갑옷 같은 껍질을 두르고 있으면서도 굴신(屈伸:몸을 구부림)이 자유롭기 때문에 꼼지락 꼼지락 하는 동작이 순조롭고(만만순:彎彎順) 결국 "매사가 순조롭게 되다"의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바다새우는 등이 굽어서 바다의 늙은이(해로:海老)라는 별칭이 있어서, 부부가 한평생 같이 지내며 함께늙는, 해로(偕老)를 뜻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살이에 반려자로 만난 부부가 늙도록 같이 지내며 위로하며 사는 것도 커다란 축복중의 하나일 것이다.
늙어서 배우자가 없는 것(老而無妻 老而無夫)이 인생의 네 가지 궁핍한 것(사궁:四窮)에 든다고도 하지 않는가...
같이 늙어 한 묘에 묻히는 것(해로동혈:偕老同穴)을 바라는 것은 인간이 창조한 질서의 하나로 존중될만한 가치의 하나일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시대의 차이를 막론하고 동양의 화가들이 동일한 유형의 비슷한 그림들을 그리게 되었고 그 그림들의 심오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동양화의 독화법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가 뜻하는 것?

여러 가지 물건들을 꺾어놓은 꽃가지와 함께 그린 것을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라고 한다.
그런 종류의 그림에서 보면 서로 계절이 다른 꽃과 과일 등 연관도 없는 것들이 특별한 순서나 구도도 없이 나열형식으로 그려져 있다.
가끔 그런 그림에는 서창청공(書窓淸供)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서재에 갖추어야할 것들을 그렸다는 뜻이 되는데, 이런 것들이 반드시 서재에 잘 어울리는 지는 알수 없다.
예를 들면 구리그릇(銅甁)은 평안(平安),불수감(佛手柑)은 복(福),백합꽃 또는 백합꽃뿌리는(百),모란꽃은부귀(富貴),불로초(靈芝)는 여의(如意:그렇게 되다),땅콩은 장생과(長生果)이므로 장생(長生),접시에 담긴 귤(橘)은대길(大吉),수석은 수(壽),국화꽃은 유유자적한 생활, 대추와 밤으로 손자를 일찍 보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학문하는 사람의 서재와 어울리는 것은 벼루와 책 몇 권뿐이다.
이런 종류의 그림은 그림 속에 있는 사물을 보고 그린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서양의 정물화하고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정물화는 자기가 소유했던 것, 또는 먹어 보았던 것의 기념 사진과 같은 용도라서 식탁풍경이 주종을 이루고, 또한 정물대의높이가 그 당시의 식탁이 기준인 것에 반하여, <기명절지도>는화가가 기억하고 있는 사물 중 의미 있는 것만을 골라서그린 것이다.
어쨌든지 이런 종류의 그림들은 조선시대의 화가들이 누구나 즐겨 그렸던 형식적인 소재와 구도로, 그림의 제목인 서창청공(書窓淸供)과는 무관하게도 사실은 세속적인 것만을 다루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학문적 인 업적을 이루라는 의미보다는 부귀, 평안 ,온갖 복(百福),늙지 않음(不老)등 세속적인 행복을 비는 뜻의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장미꽃은 청춘을 상징...


동양화에서 나타나는 장미꽃그림은 "청춘을 오래 간직하다(長春)"의 뜻으로 정신적인 가치를 육체적인 가치보다 중시하는 선비들의 정신세계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
원래 장미꽃은 월계화(月季花)란 이름으로 매달 꽃이 연이어 피므로 늙지 않고 청춘을 오래 누린다는 우의(寓意)를 갖고 있다.
원래 선비들은 난초를 좋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미가 꽃으로서의 인기가 적었을 텐 데도 동양화에서는 자주 나타나는 편이다.
현재 심사정의 그림 중에 늘어진 버들가지에 까치 두 마리가 있고 그 밑에 장미꽃이 피어 있는 그림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버들가지를"류(柳)=유(留)" "까치(鵲)=희(喜)" "장미=장춘(長春)"으로 해석해서 유희장춘(留喜長春:기쁨과 젊음이 오래도록머물다)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장미꽃에 공작새(綬帶鳥)를 그리면 송수장춘(頌壽長春:머리가 희게 되도록 해로하면서 청춘을 누리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다. 사람이 늙으면 청춘을 잃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노인적 인 외모를 그다지 싫어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말도 이해 될 수 있다. 외모는 노인적인 위엄을 지니되 육체적으로는 젊음을 잃지 않으면서 부부해로를 하기를 기원했던 것이다.
장미꽃 그림과 같이 늙지 않음을 뜻하는 것으로 색비름 <안래홍(雁來紅)>을 그리기도 하는데, 이 색비름은 봄에 싹이나올 때부터 빨간 잎인 것이 기러기가 오는 늦가을까지 빨간색 그대로이므로 홍안(紅顔)을 연상하여 영원히 늙지 않는 것을 뜻한다.
단지 늙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청춘을 계속 누리기를 원하는 것이 좀 지나친 욕심이기는 하나, 이것이 어느정도 현실 생활에 만족하는데서 오는 것이라고 볼 때,
수분지족(守分知足:분수를 알고 만족함)했던 선조들에 비하여 온갖 편리와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항상 불안과 강박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도(天桃:복숭아)는 파란색으로 그려야....

앞에서 마 설명한 색비름은 날 때부터 빨간 색이어서 홍안(紅顔),즉 젊음을 뜻하지만, 반대로 그 색깔이 끝까지 초록색(벽:碧)이라서 젊음을 뜻하는 것도 있다.
천도(天桃) 복숭아를 일명 벽도(碧桃)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여하튼 보통 복숭아가 아니고 삼천년만에 한번씩 열매가 열리는데 신선이 되려면 득도(得道)한 후에 이 복숭아밭의 주인인 서왕모(西王母)에게 알맞게 익은 것을 얻어먹어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천도를 일면 선도(仙桃)라고도 한다.
이 천도는 일설에 의하면 삼천년만에 꽃이 피고, 삼천년만에 열매가 열리고, 삼천년만에 익어서, 모두 합쳐 구천년이 지나야 비로소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허황한 말 같지만 원래 삼천이라는 숫자가 많다는 뜻의 관용어인 점을 생각하면(백발삼천장:근심이 많음)(삼천궁녀:여자가 많음) 꽃도 늦게 피고 열매도 늦게 열리고 익는 것도 늦은 만생종(晩生種) 복숭아를 이렇게 보았던 것이리라.
이렇게 젊었을 때의 색깔을 계속 띠고 있는 파란 복숭아(碧桃)는 청춘을 뜻하게 되었고 이것을 먹으면 늙지 않고 오래도록 젊음을 간직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짐승의 관절을 고아 먹으면 관절에 좋을 것이라고 믿는 것과 유사하다.

닭과 맨드라미...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이 그린 그림 중에 맨드라미와 닭을 그린 것이 있다.
이런 그림에서는 맨드라미와 닭은 반드시 위 아래로 배치된다.
즉 옆으로 나란히 두는 일이 없다. 맨드라미는 우리나라에서는"만들어 놓은 것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이지만 한자로는 닭 벼슬 같이 생긴 꽃이라 하여 계관화(鷄冠花)라고 한다.
닭의 벼슬은 앞이 낮고 뒤가 높아 마치 그 모양이 관모(冠帽)와 같이 생겼으므로 말 그대로 벼슬이라고 부르고 계관(鷄冠)이라고 쓴다<거꾸로 관계(冠鷄)라고 쓰면 용맹하고 마음이 곧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두 가지 다 벼슬을 뜻하므로 위 아래로 배치하면 관상가관(冠上加冠)이 된다. 관 위에 관을 얹는다는 말은관리(官吏)로서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다. 학문을 높이고 덕을 쌓아서 주위의 추대와 임금의 총애를 받아 승진하는 일은 청렴한선비들로서 구태여 피할 일은 아니었으리라.
이런 좋은 뜻을 나타내고자 하면 맨드라미 와 닭을 나란히 배치할 필요가 업었을 것이다. 관 옆에 관이 있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화가는 반드시 상하로 그렸던 것이다.

피라미와 마름풀(부평초:浮萍草:개구리밥)......

동양화 중에는 위에서 설명한 관상가관도(冠上加冠圖)도 와 비슷한 의미로<평향구학도(萍鄕求學圖)>라고 읽을 수 있는 그림도 있다.
이광사(李匡師)가 그리다가 눈을 완성치 못하고 죽어서 아들이 그렸다는 글이 써있는 이 그림은 피라미 세 마리와마름풀(부평초:浮萍草:개구리밥)밑에 용틀임 하는 잉어 한 마리 만으로 구도상 으로는 충분한데도 맨 아래에 여뀌를 그려 놓았다.
이 그림에서 여뀌가 구도상 으로는 크게 기여하는바가 별로 없다. 차라리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여뀌가 없는 쪽이 더 시원하고 힘차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여뀌가 있어야만 그림의 의미가 조성되기 때문에 넣었을 뿐이다.
(참고)여뀌⇒여ㅤㄲㅟㅅ과의 일년초. 습기 있는 곳에 절로 나는데 줄기는 40∼80cm. 잎은 버드나무 잎 모양이며, 6∼9월에 흰 잔꽃이 이삭 모양으로 핌. 잎은 매운맛이 있어 조미료로 쓰임)
평향구학도에서 어렸을 때를 나타내는 피라미와 타향살이를 뜻하는 마름풀(부평초)로 "어릴 때 타향살이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기운찬잉어처럼 성공하다"의 뜻이 되는데,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여뀌이기 때문에 빼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여뀌는 들의 습한 곳에서 사는 아주 흔한 풀로서, 일본에서는 신석기 시대 고분에서 나온 여뀌 씨앗을 싹틔우는데 성공한 예가 있을정도로 아주 생명력이 강하다.8월말에서 9월초사이에 분홍색의 벼이삭 비슷한 꽃을 피우고, 그 잎은 복숭아 잎 모양을 하고 있는데남색 염료를 만드는 쪽(람:藍)과 매우 비슷한 식물로 그 종류도 많다.
이 여뀌를 료(蓼)라고 읽는데 이것이 마칠 료(了)와 발음이 같으므로"학업을 마치다"의 듯으로 쓰이는 것이다.  
학업을 마친다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了"를 빌어서 문구의 구성을 완전하게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마름풀, 피라미, 잉어, 여뀌"이 네 가지가 모두 화면에 그려지면 '평향구학 요업등용(萍鄕求學 了業登龍:타향살이의고생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힘써서 공부를 마치고 관리로 등용되다)"의 뜻으로 결국 이 그림에서는 잉어가 관리로 등용(登龍)됨을뜻하고 있다.  
펄쩍 뛰는 잉어가 등용을 뜻하게 된 것은 황하(黃河)상류의 용문(龍門)에 따른 전설에 의한 것이다.
(참고)등용문⇒[잉어가 중국 황허 강 상류의 급류를 이룬 용문에 오르면 용이 된다는 뜻으로] ‘입신출세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여 크게 출세하게 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잉어가 두 마리 그려진 그림은.....

비슷한 주제로 잉어가 두 마리 그려진 그림이 있다.
그 그림의 주제가 앞에서 설명한 이광사가 그린 평향구학도 보다 훨씬 좋은 이 중국그림에는 부평초, 피라미, 여뀌와 함께 잉어가 두 마리 그려져 있다.
그런데 잉어 두 마리가 화면의 양쪽에 그려져 있기 때문에 화면이 양분되어 보여서 그림의 구도가 별로 좋지 않다.
게다가 잉어의 크기가 서로 달라서 균형도 맞지 않는다. 크기에 변화를 주려는 뜻은 알겠으나 아무래도 작은 쪽 잉어가 화면구성상 지나치게 작다.
이러한 불균형도 요즘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독화법과 관련하면 충분히 납득이 된다.
이 그림에도 역시 파라미가 여러마리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소시적을 의미하고, 부평초는 타향살이,여뀌의 꽃들은 학업을 마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작은 잉어는 소과(小科) 큰 잉어는 대과(大科)를 뜻하는 것이다.
소과는 경전을 중심으로 시험을 치루는데 생원(生員)이나 진사(進士)가 되는 과거로 여기에 급제하면 성균관(成均館)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거나 대과에 응시 할 수 있다.
대과는 문과(文科)와 무과(武科)로 나뉘어, 문과에는 지방이나 성균관에서 보는 초시(初試)와 복시(覆試)가 있고 대궐에서 보는 전시(殿試)가 포함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그림은 "타향살이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학문에 힘써 학업을 마치고 소과, 대과에 두루 합격하여 등용되기를 기원"하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깊은 뜻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화면구성상 납득하기 어려운 구도가 된 것이다.

피라미,부평초,잉어,여뀌,연(蓮),원앙새,기러기,갈대가 같이 그려진 그림은.....

앞에서 설명한 우의(寓意)들이 모두 한 화면에 구성된 그림들도 있다.
그림을 살펴보면 소시적을 나타내는 피라미가 있고, 타향살이를 뜻하는 부평초, 학업을 마친다는 뜻의 여뀌, 등용을 뜻하는 잉어 두마리, 생생하게 핀 화려한 연꽃(生蓮:연이어 자식을 낳다),귀한 자식을 의미하는 한 쌍의 원앙새, 연꽃사이로 돋아난 갈대와 갈대숲에 날아드는 기러기 한쌍(노후를 편안하게 보낸다는 의미).......
이와 같이 이치에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가득찬 이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제 우리는 충분히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그림을 읽어보면 평향구학(萍鄕求學),요업등용(了業登龍),연생귀자(連生貴子),평안노후(平安老後)가 되는 것이다.
즉 풀이를 하면 "어렸을 적 타향살이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힘써 학업을 마치고, 두 번의 과거에 급제하여 등용되고, 연이어 귀한 자식을 낳아 편안한 노후를 즐기다"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새삼 이러한 그림을 보고 읽으면서 다시 한번 우리 선조 들의 기품과 심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로서 동양화를 동음이자(同音異字)의 문구로 바꾸어 읽는 방법과 그림에 그려진 사물이 갖고 있는 우화적의미(寓話的意味)를 그대로 읽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동양화에 그려진 사물과 관련된 고전적 문구(古典的文句)를 상기하여 읽는 방법을 마지막으로 다음회에서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동양화를 고전적 명구(古典的 名句)나 일화(逸話)를 상기하여 읽는 법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앞에서 나타난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그림을 그려서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들이 부유하게 사는 것, 신분이 높아져서 귀하게 되는 것, 아들을 많이 낳는 것, 과거에 급제하는 것 등과 같이 모두가 현실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편안함을 바라는 뜻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감상도 했던 셈이다.그러나 동양화가 이렇게기복적(祈福的:복을기원하는내용)인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양에서는 수 천년동안 사서삼경(四書三經)에서 제시하는 내용이일관된 가치관으로 이어져 내려왔다.따라서 동양에서 추구하는 정신적 가치와 관련된 여러 가지 고전적 명구(古典的名句)와일화(逸話)가 그림의 주제로 다루어 는 일이 많았다.

바람직한 친구교제를 가르치는 세한 삼우도(歲寒三友圖)......

동양화 중에 소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매화를 함께 그린 세한 삼우도(歲寒三友圖)라는 것이 있다.
때로는 송(松),죽(竹),매(梅),바위까지 네 가지를 그려놓고도 삼우도(三友圖)라고 했다.
그러나 매(梅).난(蘭),국(菊),죽(竹)의 사군자(四君子)그린에는 삼우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사군자가 추운 계절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 소나무와 대나무, 둘을 그려 놓고 이우도(二友圖)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보통 이우란 말은 사용하지 않으며 너댓가지를 그려 놓고도 항상 삼우도 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삼우라는 말에 집착하는 이유는 <논어(論語)의 계씨(季氏)편>의 내용 때문이다.
공자 께서 말씀하시기를 "친구 중에는 이로운 친구가 셋이 있고, 해로운 친구가 셋이 있다.  
성품이 강직한 친구, 이해심이 많아 아량이 넓은친구, 견문이 넓어 박식한 친구는 모두 이로운 친구(益友)요, 성격이 편협하여 넓게생각하거나 보지 못하는 친구, 남의 비위맞추기를 좋아하는 친구, 사람이 너무 좋기만 하여 줏대가 없는 친구는 모두 손해를 보기쉬운 본받을 것이 없는 친구(損友)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친구 교제에 관한 권계적(勸戒的)인 말로 옛날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들려주던, 우리 선조 들의 뇌리에 박혀 있는 명구(名句)이다.  
만일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 들어와 이 (세한 삼우도)를 보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논어의 공자님 말씀을 떠올려 오늘 만나서 어울린친구가 익우(益友)인지 손우(損友)인지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되고, 반대로 나는 편벽한 친구는 아닌지, 오늘 친구들에게 듣기 좋은말만하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사계절의 꽃들이 하나의 화폭에.......

동양화 중에 많은 꽃을 계절에 관계없이 모아서 그려 놓고는 사시군방(四時群芳:사계절의 꽃들)이라고 써놓고 있다. 
 
이러한 그림도 전통적으로 많이 다루어 졌던 화제(畵題)로서 그림 속의 꽃들은 향기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려진 것이다.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꽃을 그려서 향기를 나타냈던 것이다.
원래 향기는 "군자의 인품"을 뜻한다.<주역(周易)>에 군자(인격을 완성한 사람)는그 변화가 뚜렷해서 마치 표범무늬와 같으나(君子豹變),소인은 단지 얼굴표정만 그럴듯하게 만든다(小人革面)는 말이 있다.
이렇게 군자는 마치 심산유곡의 난초가 비록 보이지는 않더라도 향기로서 난초가 피었음을 알게 하는 것처럼, 그 인품이 주위에 감화를 주어 군자의 이상을 실현케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문을 하는 사람은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애쓰거나 얼굴 표정만 바꾸는 정도의 얕은 행동을 하지말고 꾸준히 정진하여 마치 표범의 무늬처럼 뚜렷하게 부각되도록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현자를 가까이 하는 것은 난초와 지초를 얻음과 같다(親賢如就芝蘭)"는 말도, 인품이 높은 사람과 가까이 하면 난초의 향기를 맡는 것처럼 그 사람의 인품에 감화되어 인격완성에 도움이 되리라는 뜻이다.
이상과 같이 향기라는 것은 완성된 인격을 뜻하므로 사계절을 망라한 여러 가지 꽃을 그린 그림을 옆에 두고 있는 것은 일년 내내인품 높은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격이 된다. 따라서 선비들은 이러한 그림을 보면서 한시도 멈추지 않고 일년 내내 자신의 인품완성을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사군자(梅,蘭,菊,竹)를 한 화폭에 그린 것도 마찬가지 뜻을 갖는다고 해석 할 수 있다.

도사가 발을 닦고 있는 그림...

선조 들이 인품을 닦기 위해 항상 명심했던 그림 중에 탁족도(濯足圖라)는 것이 있다.
산간계곡에서 마치 발이 시린 듯 다리를 꼬고 있는 도사의 모습이 보기에도 시원한 이 그림은 주로 여름에 그려서 주고받았다. 임금도도화서(圖畵署)에 <탁족도>와<금강산도>를 그리도록 하여 이 그림을 넣은 부채를 만들어 삼복에 신하들에게하사하였다고 한다. 말하자면 시원한 것을 시원한 뜻과 함께 준 것이다.
산수화의 본래 목적이 와유(臥遊:누워서 유람함)이므로 부채의 (금강산도)를 보고 금강산의 바람을 맞는 것처럼 시원하게 유람하는기분을 즐겼던 것이다. 그러나 그림을 주는 임금이나 받는 신하가 모두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여기에 더 깊은 의미를 생각했다.
<맹자>의 <이루(離婁)>에 보면"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닦을 것이요,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닦을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와 관련된 의미이다. 공자의 제자 중에 하나가 아이들이 부르는 것을 듣고 이 노래가 내포하고 있는뜻이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옛날에는 은둔하여 실력을 기르다가 인품이 다 갖추어 지면 난초의 향기같이 퍼져나가 저절로 임금에게까지 알려져서 강태공의 경우처럼 임금의 부름을 받아 출세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선비들은 대개 그럼 방법을 취했으나, 간혹 성격이 조급한 사람들은 자기의 뜻과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자 자기가 지은 이런 노래를 아이들을 통해 유포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공자의 제자가 이런 노래를 듣고 그 노래를 유포시킨 은자(隱者)의 의도를 물었던 것이다.
이에 대하여 공자가 말하기를,"얘들아, 듣거라(小子聽之)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닦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닦는다는 말은 스스로 취하기 달렸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옛날 공자시대에 중국에는 창랑 이라는 강이 있었다. 이강은 일년의 반은 맑은 물이 흐르고 나머지 반은 흐린 물이 흘렀다고 한다.  
아마도 상류에 장마가 지는 봄과 여름에는 흐린 물이 흐르고 건조한 가을과 겨울에는 맑은 물이 흘렀을 것이다. 그런데 이강을 지나는여행객들이 물이 맑을 때는 갓끈을 닦지만, 물이 흐릴때는 발만 닦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여기에 착안한 은자(隱者)가 이런 시를지어 유포한 것이다.
지은이의 뜻을 공자는"물이 흐릴때 발을 닦은 것은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물이 저 자신을 탁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이 맑을 때는 갓끈을 닦지 않았느냐? 그러므로 이 시가 지닌 뜻은 모든 일이 자기가 처신하기에 달렸다는 뜻으로, 각기 수신(修身)에 힘서야 할 것이다"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맹자>에 있는 이러한 구절은 매우 유명한 말로서 선비들의 아호(雅號)메 물 창(滄)자가 나오는 것은 모두 이 구절과 관련 된 것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 대하여 적은<동국세시기>에도 보면 삼복에 선비들이 남산과 삼청동 계곡에 가서 발닦기놀이(濯足之遊)를 하였다는 내용도 바로<맹자>의 이 구절 과 관련된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선조 들이 이렇게 피서하는 행위에서까지도 사서삼경에서 제시하는 바를 실천하고 재음미하는 철저함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공자의 "스스로 취하기 달렸다(自取)"는 말은 궁전 건축에까지 적용되기도 하였다.
비원(秘苑)의 부용정(芙蓉亭)에서도 볼 수 있는 건축법으로, 연못에 주춧돌 두 개를 내려놓아 마치 건물이 발을 담그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왕가의 정원답게 멋 있기도 하지만
단지 사치스런 멋으로 이 정자를 지은 것이 아니라,<맹자>의 탁족(濯足)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이 정자를 건축하였던 것이다.
임금이 정무를 볼 때 쓰던 익선관(翼蟬冠:매미날개모양)도 단지 멋있게 보이려고 그런 모양을 한 것이 아니다. 
 
관에 붙은 매미날개(蟬翼)는 거추장스럽지만 육우(陸羽)가 말한 오덕(五德)을 항상 염두에 두고자 디자인 된 것이다.
매미의 입이 곧게 뻗은 것이 마치 선비의 갓끈이 늘어진 것을 연상하게 하므로 매미에는 학문(文)이 있고, 이슬을 먹고사니 맑음(淸)이 있다.
람이 애써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먹지 않으니 염치(廉恥)가 있는 것이며, 또 다른 곤충들과는 달리 집이 없이 사니 검소(儉素)하고, 겨울이 되면 때맞추어 죽으니 신의(信義)가 있다  
이것이 매미의 다섯 가지 좋은 점이라고 하였다. 정무에 임하는 사람은 이러한 매미의 오덕(五德)<文,淸,廉,儉,信>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임금이나 신하나 모두 매미 날개를 관모(冠帽)에 붙여 사용했었다.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리면.....

오늘날 우리들이 가진 고전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뜻을 오해하거나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증 하나가 종류미상의 물고기 세 마리를 그려 놓고 <삼여도(三餘圖)>라고 써 놓은 것이 그것이다. 고기어(魚) 와 남을 여(餘)가 중국에서 독음이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종류의 그림에서 물고기는 보통명사 상태인 물고기 여야 하므로 종류를 알 수 없는 물고기여야 하는 것이다. 잉어 세 마리나 금붕어 세 마리를 그리면 다른 뜻으로 읽힐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삼여(三餘)란 무슨 뜻인가? 재산도, 명예도, 수명도 넉넉히 남으라는 말인가?
이러한 세속적인 추측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전혀 뜻밖의 내용이다.<위지> <왕숙전(王肅傳)>에 나오는 동우(董遇)에 관한 일이다.동우 에게 배움을 청하자 책을 백 번만 읽으면 뜻이 저절로 통한다(讀書百 意自見)며 거절하므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자다시 말하기를, 학문을 하는데는"세 가지 여가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가르친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서 세 가지 여가란 밤,겨울,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다. 밤은 하루의 나머지 시간이고 겨울은 일년의 나머지, 흐리거나 비오는 날은 맑게 갠 날의 나머지가된다.(冬者歲之餘,夜日之餘,陰雨時之餘)
밤과 겨울, 흐린 날은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시간이고 이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 만 활용하더라도 학문을 하는데는 충분하다는 말이다 . 
어쨌든 삼여(三餘)라는 말은 학문을 하는 태도에 대하여 일깨운 말이기 때문에 비록 물고기를 그린 그림이지만 서재에 어울리는 그림이다. 식당 같은 곳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림인 것이다.
그런데 제백석의 <三餘圖>에는 물고기 세 마리를 그려놓고"그림이란 타고난 솜씨의 나머지요, 시도 졸음 끝에 얻어지는것이며, 목숨도 영겁이라는 긴 시간의 짜투리에 불과한 것이다(畵者工之餘,詩者睡之餘,壽者 之餘)이것이 본인의 삼여다"라고 쓰여있다.
노대가 제백석의 달관(達觀)과 오만(傲慢)릉 함께 엿볼 수 있는 말이다.
기그림이 남들로부터 걸작이라고 인정받고, 앞다투어 소장하기를 소망하고 있지만 자신의 그림은 하늘이 내려준 솜씨의 한 부분이며,그가 시를 써서 여러 시회(詩會)에 불려 다녔으나 그것도 한가한시간에 졸은 끝에 얻어지는 것이니 대수로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또한 자기가 장수(長壽)한다고 하나 사람의 목숨이 백년도 못되는 것이니 영겁의 시간에 비하면 참으로 보 잘 것 없는 짧은 시간에불과한 것이라 말하면서 이것이 자기의 삼여라고 한 것이다. 제백석은 三餘의 뜻을 알고 있고, 이 본래의 뜻이 전달될 것을 전제로자기의 뜻을 부가(附加)하였다는데서 그의 역량이 더욱 돋보인다.
또한 때에 따라서는 <삼여도>에 파리미 두 마리에 쏘가리 한 마리를 그린 것도 있다. 
 
전통적인 독화법으로 읽는다면 파라미는 소시적, 쏘가리는 대궐에서의 벼슬살이를 뜻하므로"타향살이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삼여를 활용하여 더욱 학문에 힘써 대권에서 벼슬살이를 하는 큰고기가 되다"의 뜻이 된다.
이러한 그림은 보통 종류를 알 수 없는 물고기 세 마리를 그리는 삼여도의 뜻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고기를 그려 응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고기를 아홉 마리 그리면......

만약에 물고기를 아홉 마리를 그린다면 그 뜻이 달라진다.

특별한 구도도 없이 크고 작은 물고기를 여러 마리 나열한 이 그림은 물고기 아홉 마리로 구여(九如)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여기서 "구여"라는 말은 여간해서 쓰는 말이 아니므로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의 하나이다. 고기어(魚)와 같을 여(如)가음이 비슷한 것을 이용하여"九魚=九如"가 된 것이다.
구여란 <詩經>중 천보(天保)의 시에서 유래한 말로 축송(祝頌)의 뜻으로 쓰는 말이다. 이 시의내용이 축송의 뜻으로 매우 좋다.
하늘이 당신을 안정시키사(天保定爾)
매우 굳건히 하셨네
당신을 크고 두텁게 하사 모든 복을 갖추게 하셨으며.
높은 산과도 같고 큰 땅덩이 같으며..(如山如阜)
높은 산등성이 같고 높은 언덕과도 같으며(如岡如陵)
강물이 흘러 오듯......(如川之方至)
달이 밝아지는 듯하며(如月之恒)
해가 뜨는 듯하며(如日之升)
남산이 무궁함 같으며(如南山之壽)
소나무 잣나무가 무성하듯이(如松栢之茂)
당신의 일은 끊임 없이 이어지네.
위와 같은 내용으로, 호방하고 훌륭하여 널리 암송되던 시이다. 여기에 "如"가 아홉 번이나 들어가 있으므로 구여(九如)란 바로 이 천보의 시를 연상키는 말이다.
따라서 물고기 아홉 마리를 그린 그림은<구여도(九如圖)>라고 하여 축송의 의미를 가진 그림이 되는 것이다.
원래 이시는 신하가 임금에게 보답의 뜻으로 노래한 것으로, 이 시에 나오는 산과 언덕, 강물과 해와 달, 그리고 송백 모두를 그린 그림은 <송백구여도(松栢九如圖)>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궁궐의 옥좌에 있는 병풍이다(日月屛).흔히 민화의 십장생그림정도로 취급받는 이 그림이 실을 <詩經>의내용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며, 옛날에는 임금도 신하도 이 그림을 볼 때는 모두 천보의 시를 연상하며"天保九如"로 해석하였다.
 
아홉 마리의 메추리를 그리면.....

"아홉"을 소재로 하는 것이 여럿 있지만 그림에 나타나는 것으로는 메추리 아홉 마리와 국화가 함께 있는 그림이 있다.

가을의 들녘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 그림은 조 밭에 않은 메추리를 그린<안화도(安和圖)>와 함께 오래 전부터 많은 화가들에게 애용된 소재의 하나이다.
이때의 메추리 아홉 마리도 역시 암컷이 원칙이며(安),이 메추리가 국화와 곁들여 지면 국화가"居"를 뜻하기 때문에 안가(安居)가 되고, 아홉이 붙어(九世安居),즉 <구세안거도(九世安居圖)>가 된다.
당나라의 장공예(張公藝)는 9대의 친족이 한집에 살았다 하여 대가족 위주의 가부장 사회인 동양사회의 부러움을 샀던 사람이다.따라서 이런 그림은 보통 가정의 화목함을 의미하므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우리 선조 들은 이 그림을 볼때마다 장공예처럼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자 다짐을 했을 것이다.

 
물고기가 자유롭게 놀면.....

물고기를 세 마리도, 아홉 마리도 아닌 여러 마리가 노는 것을 그리면 어유도(魚遊圖)가 된다.
어유는 <사기>의 <노자전(老子傳)>에 나오는 말로서, 공자가 주(周)나리에 갔을 때 예(禮)에 대하여노자와 대화를 나눈 뒤에 돌아가서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새는날고, 고기는 헤엄치고, 짐승은 달리는 것이라는 것은 나도 잘 알고있다(鳥吾知其能飛,魚吾知其能遊).
달리는 것은 그물을 쳐서 잡고,
헤엄치는 것은 낚시를 드리워 잡고,
나는 것은 활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으나,  
용(龍)은 바람과 그룸을 타고 하늘에 오른다고 하니 나는 용의 실체를 알 수가 없다.
내가 오늘 노자를 만났는데 용과 같이 전혀 잡히는 것이 없었다."라고 기록된 그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어유도>중에"나는 물고기가 아니지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我非魚 我知魚之樂)"라고 써놓은 화제(畵題)도 단순히 물고기가노는 모습이 평화롭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표현 한 것이 아니고,<장자>에 기록된 장자(莊子)와 혜자(惠子)의 대화를이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물고기가 노는 모습을 그린 것이 노장(老莊)을 상기시키는 그림이라는 것은 한학(漢學)에 조예가 갚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것이다. 
 
해오라기 아홉 마리를 그리면......

아홉 마리를 그리는 형식에, 또 해오라기(白鷺)를 그린 구사도(九思圖)가 있다. 구사(九思)란 군자가 사물을 대할 때 생각하는 아홉 가지 일로서 논어(論語)의 <계씨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모름지기 군자가 생각하는 것에는 아홉 가지가 있다.
볼 때는 밝기를 생각하고, 들을 때는 총명을 생각하고,
안색은 온화하고자 생각하며,
태도는 공손하고자 생각하며,  
말은 성실히 하고자 생각하며,
일을 할 때는 신중히 성실하고자 생각하고,
의심스러울 때는 물어서 밝히고자 생각하며,
화날 때는 잘못하여 환난이 주위에 미치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득이 있는 것을 대할 때는 의로운 것을 생각한다.
(視思明,聽思聰,色思溫,貌思恭,言思忠,事思敬,疑思問,忿思難,見得思義)
구사(九思)는 이 구절에 생각 사(思)가 아홉 번 들어가는데서 착안 한 것으로, 백로를 아홉 마리 그려 나타낸 이유는 백로를 원래"사( )"라고 하였으므로 발음이 생각 사(思)와 같은 점을 이용 한 것이다.  
해오라기는 학(鶴),공작(孔雀),앵무(鸚鵡),백한(白 )과 함께 다섯 가지 새(五禽)의 하나로 귀하게 여겨졌다. 해오라기가 보기에도 단아(端雅)하여 그림의 소재로 삼을 만하고,
갈대 서있는 물가에 서 있는 모습이 낚시를 드리운 도사 같이 고고한 기품이 있으므로 즐겨 화제로 사용되기도 했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선조 들이 우리 해오라기를 통해 <논어>의 명구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선비로서 마땅히 가져야 될 바를 삼다(三多)라 하여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도 있다.
삼다는 통속적으로는 복이 많고(多福),오래살고(多壽),아들이 많음(多男子)을 뜻한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새우, 게, 물고기 등을 한데 모아 그린 것으로 학자가 거쳐야 할 바, 즉 독서량이 많고(讀多),책을 많이읽어서 단지 단편적인 지식만이 아니고 여러 학론이나 현상에 대하여자기의 지론이 있어야 하며((持論多), 또 이를 마땅히 기록으로남겨서 후학에게 전수하는 것(著述多)을 뜻한다.
비슷한 내용의 삼다(三多)도 있는데, 좋은 글을 지으려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이다. 즉 다른 글을 많이 보고(看多),스스로 지어보고(做多),생각을 많이 해서 헤아림이 넓어야(商量多) 한다.

 
동자(童子)가 그름 깊은 산을 가리키며......

때에 따라서 경전은 아니더라도 시인이나 묵객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문학 작품의 내용도 그려진다.
주로 당시(唐詩)를 인용하는데, 널리 암송되던 명시의 정경을 그림으로써 거꾸로 그 시가 읽혀 지는 효과를 갖게 하는 그림이다.
<산수인물도(山水人物圖)>에서 이런 그림을 발견하기 쉽다.
그대표적인 것이 <송하문동자도(松下問 童子圖):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묻다>이다. 당나라 가도(賈島)의 너무도 유명한시의 정경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으로 이 그림을 보면 자동적으로 가도(賈島)의 시가 떠올랐던 것이다.
소나무아래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 캐러 갔다 한다.
지금 이 산중에 있으련만, 골마다 구름이 깊어 알 길이 없구나.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 ,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가도(賈島)는 본래 승려였으나 한유에게 시재(詩才)를 인정받아 환속한 후 대중에게 널리 사랑 받는 시를 지었으며,"推敲:(추고또는 퇴고: 시문을 지을 때, 자구(字句)를 여러 번 생각하여 고침.) "라는 문자를 생기게 한 장본인으로 당나라 시의 유명한사람이다.
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의 정경을 그림으로 그려서 시를 통해 그림을 보고, 그림을 통해 시를 읽고자 했던 것이다.
이백의 시 또한 널리 암송되던 시로서 그림에 자주 나타난다.
어째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내게 묻기에
다만 웃음으로 대답하니 마음 절로 한가하다.
복숭아꽃이 흘러 흘러 아득히 가는 곳
거기 다른 세상이 있는지.....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 然去, 別有天地非人間)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 따라 심산의 경치가 그려진 이 그림은 이백의 시로 읽혀진다. 이 시는 모두가 다 알고 있으므로 구태여 그림에 시를 써놓을 필요가 없다. 단지 그 정경을 그림으로 잘 나타내는 것으로 족했던 것이다.

 
백발노인(姜太公)이 강가에서 낚시하는 그림........

<위수조어도(渭水釣魚圖)>,<어초문대도(漁樵問對圖)>,<팔일도(八逸圖)>등이 그것이다.
<위수조어도>는 위수라는 강에서 노인이 낚시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위수는 주나라 문왕 시절에 도읍을 옮긴 풍읍(豊邑)근처에 있는 강 이름이고, 여기서 낚시질을 하는 노인은 우리가 낚시꾼을 미화하여 부를 때 인용하는 강태공(姜太公)이다.
그의 이름은 본래 여상(呂尙)으로 그의 선조가 하왕조를 세운 우왕(禹王)의 치수(治水)를 도운 공을 인정받아 여(呂)라는 지방을 하사 받은 데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한다.
그런 그가 강태공으로 불리게 된 것은 주(周) 문왕의 스승으로 주나라 초기에 기틀을 다질 때 성을 강씨로 바꾸어 강상(姜尙)이 되었기 때문이며, 태공은 원래 태공이 원하던 사람이라는 태공망(太公望)을 줄여 붙인 이름이다.
문왕은 그의 아버지인 태공의 예언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점괘에 이번 사냥에서는 범이나 곰을 얻는 것이 아니고 천하를 얻을 때 보필할 스승을 얻을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다.
그후 사냥 길에 위수가 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노인을 만나게 되었다. 문왕은 단번에 그가 현자인 것을 알아보고 모셔서 스승으로삼고, 자기의 아버지인 태공이 바라던 사람이라는 뜻으로"太公望"이라 불렀던 것이 요즘은 그냥 "강씨노인(姜太公)"이 된 것이다.

 
중년노인(엄광)이 낚시하는 그림.........

그러나 위에서와 같이 낚시하고 있는 은사(隱士)를 그린 것이 모두 강태공(姜太公)을 그린 것은 아니다.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때의 엄광(嚴光)에 얽힌 이야기를 그림으로 나타낸 경우 도 있다.
이 그림을 <동강수조도(桐江垂釣圖):동강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그림>라고 한다.
동강은 중국의 절강(浙江)의 한 지류로 엄광은 여기서 낚시질을 하며 살았다. 그는 광무제와 임금이 되기 전부터 절친한 친구였으나광무제가 즉위하자, 모든 출세길을 피하여 절강가의 부춘산(富春山)으로 들어가 밭을 갈고 동강에서 낚시질을 하며 살았다고 한다.
광무제가 수소문을 하여 엄광을 궁중으로 불러 친구의 예로 대우하며 하룻밤을 같이 자게 되었다. 잠결에 엄광이 광무제의 배위에다리를 올려놓았는데, 이튿날 아침 태사(太史)가 급히 아뢰기를"어좌가 침범 당했다"고 하였다는 재미있는 일화의 장본인이다.
이때에 광무제가 다시 벼슬을 주면서 같이 일할 것을 간청 하였으나 기어이 뿌리치고 은거지(隱居地)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 엄광과광무제에 관한 일화는 후세 사람들에게 엄광의 고상한 뜻과 광무제의 넓은 도량을 엿볼 수 있게 한다.<동강수조도>는이러한 군자의 풍모를 교훈적으로 일깨우는 그림이다.
중국의 산수화에 자주 등장하는 <부춘산도(富春山圖)>도 바로 엄광과 광무제에 얽힌 교훈적 의미를 되새기며 그린 것이고, 보는 사람도 이 뜻을 기리는 마음으로 대했던 것이다.
이런 그림에 부친 시 한 수를 소개하면.
길게 읍하고 돌아와 부춘산에 누워..
때때로 푸른 물 시냇가에 낚시를 드리운다..
세상 사람들이 어이 동강의 낚시를 알리요...
강상을 부추겨 세움이 한 가닥 낚시 줄에 있음을...
(長損歸來臥富春 , 有時垂釣碧溪濱
世人豈識桐江釣 , 扶植綱尙在一緡)

 
여덟가지 빼어난일......

여덟 가지 빼어난 일을 모아서 그림으로 그린 것을 팔일도(八逸圖)라고 하는데 이것이 산수 인물도의 주요한 소재가 된다.
팔일(八逸)이란 영천세에(潁川洗耳),동강수조(桐江垂釣),상산위기(商山圍碁),강동궤범(江東掛帆),율리의송(栗里倚松),임해지홍(臨 指鴻),여산망폭(廬山望瀑),패교기려( 橋騎驢)로서 동양의 선비들이 흠모해 마지않던 일화들이다.
<영천세이도(潁川洗耳圖)>는 황하 상류의 영천이라는 냇물에서 허유(許由)가 귀를 씻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허유는 천하를 다스릴만한 큰 인재로서 요(堯)임금이 그에게 임금자리를 물려주려고 하자 기산(箕山)으로 숨어 버렸으며, 다시 구주(九州)의 장으로 삼으려 하자 더러운 말을 들었다며 영천에 가서 귀를 씻었던 것이다.
때마침 소부(巢父)가 송아지를 끌고와서 물을 먹이려다가 사연을 듣고는 더러운 말(言)을 씻어낸 물을 먹일 수 없다며 송아지를 끌고 상류로 올라가서 먹였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노장사상(老莊思想)과 통하므로 유학을 하는 선비들이 숭상하는 사상은 아니지만 시끄러운 세상의 부귀영화를 좋지 않게 여기는 선비들이 집착을 가질만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림으로 그려두고 그들의 초탈(超脫)한 정신을 가까이 했던 것이다.

 

 


1. 모란
모란은 5월 초순에 만개하는 꽃이다.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하여
꽃 중의 왕으로 불리워지고,
富貴(부귀; 부유하고 귀함)을 뜻한다.

2. 목련
목련은 4월 초순에 만개하는 꽃이다.
목필화(木筆花)혹은 옥란화(玉蘭花)라고 불리워지는데,
대게 玉(옥)자에서 뜻을 취하거나 筆(필)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必(필)의 뜻으로 쓴다.

3. 해당화
해당화는 6월에 꽃을 피운다.
한자로 海棠花(해당화)라고 쓰는데,
대게 堂(당)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堂(당)의 뜻으로 쓰인다.

4. 장미
장미는 동양화에서 젊음과 청춘을 상징한다.

5. 패랭이 꽃
패랭이꽃은 석죽과 여러해살이 풀로 구맥(瞿麥),
석죽(石竹) 이라고도 부른다,
꽃은 6~8월에 피고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돌을 뜻하는 石(석)은 장수를 뜻하고,
대나무를 뜻하는 竹(죽)은
소리를 빌려 축하한다는 뜻의 祝(축)을 나타내므로
'장수하심을
축하한다'는 뜻이 된다.
즉, 祝壽圖(축수도)라고 부른다.

6. 연꽃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수초이다.
연꽃은 더러운 물속에서 자라나 깨끗한 꽃을 피우는 식물로
'불교에서는 청정함의 상징이나 극락세계를 이꽃에 비유하고,
민간에서는 다산의 상징으로 여성의 옷에 연꽃무늬를
새겨넣어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였다.
또한, 연꽃이 시들면 싸앗이 영그는데,
이를 연과(蓮果 : 연꽃의 열매) 라 부르고
이 소리를 빌려 連果(연과 : 과거에 연달아 합격하다)라는
뜻으로 쓰고,
연꽃은 물속에서 뿌리가 굳게 박혀서 가지가 번성한다는
뜻을 나타내어 本固枝榮(본고지영)의 뜻으로 쓰인다.
연뿌리만 그리면 藕斷絲連(우단사운 ; 형제의 우애)를
나타낸다.

6. 매화
매화는 4군자(四君子)의 하나이다.
이른 봄에 눈속에서 꽃을 피우는데,
여기에서 이른봄
즉, 春先( 춘선)의 뜻으로 쓰이거나
梅(매)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眉壽(미수)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7. 난초
난초는 4군자(四君子)의 하나이다.
한난(寒蘭), 석곡(石斛), 풍란(風蘭)등으로 구분되는데,
25,000종이나 되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향기가 그윽하고 맑아서 맑은 향기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난초는 란손(蘭蓀)이라고 하는데,
蓀(향물이름 손)에서 소리를 빌려
孫(자손 손)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8. 국화
국화는 4군자(四君子)의 하나이다.
그 향기가 그윽하여,
술잔 위에 꽃잎을 띄워서 향기를 즐기기도 한다.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비유되여
은일(隱逸) 즉, 숨어서 유유자적하거나
장수(長壽)의 뜻을 나타낸다.

9. 맨드라미
비름과의 쌍떡잎식물로 한해살이 풀이다.
꽃의 모양이 수탉의 볏과 비슷하여
계관화(鷄冠花)라고 쓴다.
즉, 닭이 관을 쓴 꽃이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서 벼슬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10. 버드나무
버드나무는 柳(유)로 쓰는데,
柳(유)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留(머물다 유)
즉 '머물다'는 뜻을 나타낸다.

11. 갈대
갈대는 蘆(로)로 쓰는 여기에서 소리를 취하여,
(임금이 하사한 음식)의 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12. 석류
석류는 그 열매에 씨앗에 많다는데서
"아이를 많이 낳다"는 뜻으로
다자(多子)를 나타낸다.

13 . 포도
포도는 그 열매가 많이 무리지어 달린모양에서
아이를 많이 낳다는 뜻의
다자(多子)를 나타낸다.

14. 박
박이 주렁주렁 열린 모양에서
다자(多子)의 뜻을 나타내고,
그 덩굴째 그리게 되면 蔓帶(만대)
즉, 萬代(만대)의 뜻을 나타낸다.

15. 밤, 대추
밤대추는 요즘 민간에서 대추는 아들을 뜻하고,
밤은 여자아이를 뜻한다고 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대추는 棗(조)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早(조)의 뜻을 나타내고,
밤은 栗(률)자에서 소리를 취하여
立(립)의 뜻을 나타낸다.
즉, 早立子(조립자)라는 뜻으로
'아이를 일찍 낳다'는 뜻이다.

16. 여뀌
여뀌는 한해살이 풀인데,
따뜻한 곳에서는 여러해살이 풀이된다.
蓼(여뀌 료)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了(마치다 료)의
뜻으로 쓴다.
즉, '학업을 마치다'는 뜻을 나타낸다.

17. 비파
비파는 늘푸르다는데서, 사계절
즉, 四時(사시)의 뜻을 나타낸다.

18. 복숭아
천도(天桃), 벽도(碧桃), 선도(仙桃)라하여,
젊음, 청춘을 상징한다.
복숭아를 여러개 그리면 多壽圖(다수도)가 되고,
복숭아를 내미는 그림은 供壽圖(공수도)가 된다.

19. 소나무
소나무는 사철푸른 나무이다.
장수(長壽)를 뜻하는 십장생(十長生→百齡)의 하나이다.
松(소나무 송)이라고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 頌(칭송하다 송)의 뜻을 나타낸다.
또한, 신년(新年)을 뜻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는 푸르름에서 절개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20. 대나무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곧고 굳은 절개를 상징한다.
竹(죽)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祝(축)의 뜻으로 쓰인다.
즉, '축하하다'는 뜻이다.

21. 향나무
향나무는 사철푸른 나무이다.
栢(향나무 백)으로 쓰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서 소리를 빌어
百(백)의 숫자를 뜻한다.
百壽(백수) 즉, 장수하다

22. 닭
닭은 대게, 수탉을 그리는데
닭의 벼슬 모양이 관을 쓴 것 같다 하여, 冠鷄(관계),
이름을 빛내다는데서, 公鷄(공계)등으로 부른다.
즉, 이름을 날리다는 뜻의 功名(공명)을 나타낸다.

23. 메추리
대게 암컷메추리를 그린다.
(세가락메추라기 암)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安(편안하다 안)
즉, '편안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24. 오리
오리는 鴨(오리 압)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甲(갑)을 취하여
'첫째'의 뜻을 나타낸다.
즉, 좋은 성적으로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하다'는
뜻이다.

25. 까치
까치는 길조(吉鳥)로 기쁨을 상징하여,
喜(희)의 뜻을 나타낸다.
까치 두 마리를 그리면,
부부가 해로하는 기쁨을 누리다는 뜻이 된다.

26. 백로
백로는 鷺(백로 로)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취하여 路(길 로)의 뜻으로 쓰인다.
백로 한 마리를 그리면,
一路(일로) 즉, 한번에 급제하다는 뜻이 된다.

27. 기러기
기러기는 雁(기러기 안)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安(편안하다 안)의 뜻으로
쓰여서 "편안함"을 나타내는데,
기러기는 암수의 사이가 좋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부부 해로"를 나타내기도 한다.

28. 참새
참새는 까치와 같이 기쁨을 나타낸다.
雀(작)으로 쓰는데, 까치와 독음이 같다.

29. 원앙새
원앙새는 부부 금술이 좋다는 뜻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부부가 금술이 좋으니,
貴子(귀자 : 귀한자식)가 태어난다는 뜻을 나타낸다.

30. 학
학(鶴)은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를 의미한다.
오래살다는 뜻으로 千壽圖(천수도)이다.

31. 백두조
백두조(白頭鳥)는 머리 깃털이 흰색의 새이다
즉, 밸발의 노인을 뜻한다.

32. 박쥐
박쥐는 福(복 복)자와 소리가 같아서
오복(五福)의 뜻을 나타낸다.
오복(五福)은 시대에 따라 약간 다른데
대게, 壽(수), 富(부), 康寧(강녕), 修好德(수호덕),
老終命(노종명)으로 보면 된다.

33. 고양이
고양이는 猫(묘)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늙은이 모)의 뜻을 나타낸다.
즉, 70세 노인을 뜻한다.

34. 나비
나비는 蝶(접)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늙은이 질)의 뜻을 나타낸다.
즉, 80세 노인을 뜻한다.

35. 부엉이
부엉이를 猫頭應(묘두응)이라고 하는데
노인이 70세(고희 古稀)가 되었음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36. 개
개는 戌(술)로 쓰는데,
집을 지켜 도둑 맞지 말라는 뜻을 나타낸다.
즉, 守(지키다 수)의 뜻으로 쓰인다.

37. 표범
표범 그림은 우리 민화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 모양이 고양이와 호랑이 비슷하다.
표범은 豹(표)로 쓰느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報(알리다 보)의 뜻을 나타낸다.

38. 흰사슴
흰사슴은 白鹿(백록)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百祿(백록;백가지 복록)의 뜻으로 쓰인다.

39. 게
게는 蟹(해)로 쓰는데, 등이 단단한 껍질에 쌓여있다.
여기에서 껍질을 뜻하는 甲(갑)
즉, '첫째' 의 뜻으로 쓰인다.

40. 바위
바위는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다는 데서,
'장수'를 뜻한다.

41. 달
달은 즐거움을 뜻하여 樂(락)의 뜻을 나타낸다.

42. 죽순
대나무의 순은 筍(순)으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孫(손자 손)의 뜻을 나타낸다.
즉, 자손이나 손자를 나타낸다.

43. 갈대
갈대는 蘆(로)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老(로)의 뜻으로 쓰인다.
즉, 노후 등의 뜻을 나타낸다.

44. 쏘가리
쏘가리는 (궐)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闕(대궐 궐)을 뜻한다.
즉, 대궐이라는 뜻인데, 쏘가리를 두 마리 그리면
대궐이 두 개이므로 모반이 된다.

45. 책꽂이
책꽂이에 책이 꽂혀있고, 어항등이 그려진 그림은
6판서에 이르는 모든 벼슬을 거처서
높은 벼슬에 오르라는 뜻이다.
이때, 어항속의 고기는 쏘가리이다.

46. 감
감은 枾(시)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 事(사)의 뜻을 나따낸다.
즉, 어떤 일을 뜻한다.

47. 부평초
타향살이.

48. 피라미
어린시절

49. 구리그릇(銅甁 동병)
平安(평안: 편안하다)

50. 불수감(佛手柑)
福(복)

51. 백합꽃뿌리
百(백)

52. 불로초(不老草)
如意(여의: 모든일이 순조롭다)

53. 장생과(長生果 땅콩)
長生(장생)

54. 귤(橘)
大吉(대길: 크게 좋은일)

55. 수석(壽石)
壽(수: 장수)

56. 민물새우
동작이 순조롭다→뜻같이 순조롭다

57. 물고기(魚)
餘(여: 여유)

58. 색비름(雁來紅)
'항상 붉은 색을 띠고 있어서
영원히 늙지 않음'을 상징한다.

59. 검정색 팔가조
孝(효: 효도)

60. 금붕어 여러마리
金魚(금어)→金餘(금여)→金玉滿堂(금옥만당)
즉,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하다.

61. 마름풀
타향살이

<pre></pre>

복합적인 그림 소재로 본 뜻과 의미

<pre>

1 . 모 란 + 목 련 + 해 당 화
모란은 5월에 만개(滿開)하며, 화중지왕(花中之王)이라
불리고, 부유하고 귀하다는 뜻의 부귀화(富貴花)의
뜻을 나타낸다.
목련(木蓮)은 4월 초순에 만개(滿開)하며,
옥란화(玉蘭花)라 부른다.
해당화(海棠花)는 6월에 만개(滿開)한다.

모란에서 富貴(부귀)를 목련(木蓮)에서 玉(옥)자를
海棠花(해당화)에서 소리 堂(당)을 취하여
富貴玉堂(부귀옥당) 즉, 부귀(富貴)가 귀댁(貴宅)에
들기를 바란다는 뜻이 된다.

2 . 장 닭 + 병 아 리
장닭은 정수리에 돋은 벼슬의 모양 때문에 벼슬하다는
뜻으로 公鷄(공계)라 불린다
병아리는 삐약거리며 울다는 데서,
鳴(울다 명)의 뜻을 나타낸다.

장닭에서 소리 功(공)을 취하고,
병아리에서 名(명)을 취하여 功名(공명) 즉,
이름을 날리다는 뜻이 된다.

3 . 조 밭 + 암 컷 메 추 리
메추리는 (메추라기 암)으로 쓰므로, 소리 安(안)을 취하고,
조밭에서 和(화)자를 빌려서 서로 화합하여 편안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즉 ,安和圖(안화도)이다.

메추리 한 마리면 조이삭 하나,
메추리 두 마리면 조이삭 둘을 그린다.

4 . 오 리 두 마 리 + 버 드 나 무
오리는 鴨(압)으로 쓰는데, 파자하여 甲(갑)자를 취하였다.
버드나무는 柳(유)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서 머물다는 뜻의
留(유)의 뜻을 나타낸다.

버드나무 밑에 오리 두 마리를 그리면,
소. 대과에 연이어 甲(갑)으로 합격(合格)하여
벼슬에 머물다는 뜻이 된다.

5 . 까 치 두 마 리
까치는 기쁨을 뜻하는 喜(희)자로 쓰이므로
까치 두 마리를 그린 그림은
부부가 해로하여 기쁨을 누리다는 뜻이 된다.

6 . 백 로 한 마 리
백로는 鷺(로)로 쓰므로, 여기에서 소리를 취하여
路(길 로)의 뜻을 나타내고,
한 마리를 그리면 一路(일로)
즉, 한번에 나아가서 과거에 급제하다는 뜻이 된다.

7 . 봄 버 들 + 여 름 장 미
버드나무는 柳(유)로 쓰므로, 소리를 빌어 머물다는 뜻의
留(유)를 뜻하고,
장미는 동양화(東洋畵)에서도 젊음, 청춘을 뜻하므로
오래도록 젊음과 청춘에 머물다는 뜻이 된다.

8 . 해 오 라 기 + 시 든 연 밥
해오라기는 白鷺(백로)이므로,
한 마리는 一路(일로)를 나타낸다
시든 연밥은 蓮果(연과)로 읽으므로, 소리를 빌어 連科(연과)
즉, 과거에 연이어 합격(合格)하다는 뜻이 된다.

둘을 합하면 一路連科(일로연과)
즉, 한번 나아가서 과거에 연달아 소과 대과에
모두 합격(合格)하다는 뜻이 된다.

9 . 게 두 마 리 + 갈 대
게는 蟹(게 해)로 쓴다.
게는 껍질이 단단하므로 甲(갑)의 뜻을 나타낸다.
갈대는 蘆(갈대 로)로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취하여 로(음식 로)의 뜻을 나타낸다.

즉, 게 두 마리를 그렸으므로 二甲(이갑)을 뜻하고,
로(로)자는 임금이 하사한 음식을 뜻하므로
二甲傳로(이갑전로) 즉, 연이어 소과, 대과에 급제하여
임금이 하사한 음식을 먹다는 뜻이 된다.

10 . 패 랭 이 꽃
패랭이 꽃은 석죽화(石竹花)라고 부른다.
石(석)은 장수(長壽)를 竹(죽)은 축하(祝賀)하다는 뜻의
祝(축)의 뜻을 나타내므로, 축수도(祝壽圖)가 된다.
즉, 장수(長壽)를 축하(祝賀)한다 뜻이 된다.

11 . 소 나 무 + 까 치 + 표 범
소나무는 신년(新年), 장수(長壽), 칭송하다(頌 송)등의
뜻을 나타낸다.
까치는 기쁨 즉, 喜(기쁘다 희)를 뜻한다.
표범을 豹(표)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報(보)의
뜻을 나타낸다.

新年喜報(신년희보)
즉, 새해를 맞이하여 기쁜 소식을 듣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주는 선물로 좋은 민화(民畵)이다.

12 . 흰 사 슴 + 향 나 무
흰사슴은 白鹿(백록)이므로 소리를 빌려 百祿(백록)의
뜻을 나타낸다.
향나무는 栢(백)으로 쓰이므로 百壽(백수)를 뜻한다.
장수(長壽)를 뜻하는 百壽圖(백수도)가 된다.

13 . 壽 字 16 자
장수(長壽)를 뜻하는 壽(수)자 16개를 써서
回甲(회갑)을 축하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壽(수)를 100자를 써서 百壽(백수)를 뜻하거나,
壽 를 한자만 쓰기도 한다.

14 . 대 나 무 + 바 위
대나무 竹(죽)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祝(축)의 뜻을 나타낸다.
바위는 十長生(십장생)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뜻한다.
즉, 장수(長壽)를 축하한다는 뜻이 되므로,
祝壽圖(축수도)를 뜻하며,
回甲(회갑)을 축하(祝賀)하는 뜻으로 쓰인다.

15 . 대 나 무 + 죽 순
대나무는 축하(祝賀)한다는 뜻의 祝(축)을 나타낸다.
죽순은 筍(순)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서 孫(자손, 손자 손)의 뜻을 나타낸다.
즉, 자손을 본 것을 축하(祝賀)한다는 뜻의
爲祝見孫(위축견손)이 된다.

16 . 난 초 + 귀 뚜 라 미
난초는 蘭蓀(난손)으로 써서 孫(손)을 뜻한다.
귀뚜라미는  兒(괵아)로 써서 官衙(관아)를 뜻한다.
자손이 官衙(관아)에 들다.
즉, 자손이 벼슬하다는 뜻의 孫入官衙(손입관아)가 된다.

17 . 박 쥐
박쥐는  (복)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福(복)의
뜻을 나타낸다.
대게 암컷만 다섯 마리를 그리는데,
이것은 五福(오복)을 뜻한다.

참고로 五福(오복)을 壽(수), 福(복), 康寧(강영),
修好德(수호덕), 老終命(로종명)인데,
당(唐)나라 이후에 多紫(다자)와 貴(귀)가 포함되고,
康寧(강영)과 老終命(로종명)이 빠졌다.

18 . 갈 대 + 기 러 기
갈대는 蘆(로)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老(늙을 로)의 뜻을 나타낸다.
기러기는 雁(안)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安(편안하다 안)의 뜻을 나타낸다.
즉, 편안한 노후를 보내다는 뜻의
老安圖(로안도)가 된다.

19 . 갈 대 + 기 러 기 + 달
갈대는 蘆(로)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老(늙다 로)를 나타낸다.
기러기는 安(편안하다 안)을 나타낸다.
달은 즐거움을 뜻아여 樂(즐겁다 락)의 뜻을 나타낸다.

老安樂(로안락) 즉, 노후가 편안하고 즐겁다는 뜻이 된다.

20 . 참 새 혹 은, 까 치
참새는 雀(작)으로 쓰고,
까치는 鵲(작)으로 써서 같이 喜(기쁘다 희)의
뜻을 나타낸다.

참고로 두 마리를 그리면 부부가 해로하여
기쁘다는 뜻이 되고,
노란 참새는 黃雀(황작)으로 쓰므로,
소리를 빌어 歡喜(환희)의 뜻을 나타낸다.

21 . 고 양 이
고양이는 描(묘)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늙은이 모)의 뜻을 나타낸다.
70세 노인을 뜻한다.

22 . 고 양 이 + 나 비
고양이는  (늙은이 모)의 뜻을 뜻한다.
나비는 蝶(접)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늙은이 질)의 뜻을 나타낸다.

(모질도) 즉, 70세와 80세를 나타내므로
장수(長壽)를 축하(祝賀)한다는 뜻이된다.

23 . 고 양 이 + 바 위
고양이는  (늙은이 모)를 뜻하고,
바위는 장수(長壽)를 뜻한다.
  壽圖(모수도)
즉, 70세를 장수한 것을 축하(祝賀)한다는 뜻이 된다.

24 . 부 엉 이
부엉이는 猫頭鷹(묘두응)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이마위 머리가 하얗다는 뜻이다.
70세(고희)를 축하(祝賀)한다는 뜻이된다.

25 . 책 꽃 이 그 림
책꽃이 그림을 보면, 여러 가지 책이 꽂혀있고,
대개는 어항속에 쏘가리가 그려져 있다.
쏘가리는 (궐)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闕(궐) 즉, 대궐을 뜻한다.
대궐에서 6판서에 이르는 벼슬을 두루 거치다는 뜻이다.

26 . 7 월 의 생 생 한 연 밭 + 원 앙 새
생생한 연밭을 生蓮(생연)의 뜻을 나타낸다.
원앙새는 부부금술이 좋다는 뜻이므로
귀한 자식이 태어난다는 뜻의 貴子(귀자)를 나타낸다.
貴子生蓮로(귀자생연로)
즉, 귀한자식이 연이어 태어나다는 뜻이 된다.

27 . 박 , 포 도 + 덩 굴 째
박이나 포도는 子孫(자손)을 뜻한다.
덩굴은 蔓帶(만대)라고 쓰는데,
소리를 빌려 萬代(만대)의 뜻을 나타낸다.
子孫萬代(자손만대)
즉, 자손이 끊이지 않고 이어간다는 뜻이 된다.

28 . 박 , 포 도 + 덩 굴 + 닭
박이나 포도를 덩굴째 子孫萬代(자손만대)의 뜻이 된다.
닭은 公鷄(공계)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 이름을 날리다는 뜻의 功名(공명)을 뜻한다.
子孫공名萬代(자손공명만대)
즉, 자손이 이름을 떨치며 오래도록 이어간다는 뜻이 된다.

29 . 모 란 + 고 양 이 + 나 비
모란은 富貴(부귀)를 뜻한다.
고양이와 나비는 70세와 80세를 뜻한다.
富貴(부귀모질)
즉, 장수하여 오래도록 부귀(富貴)를 누린다는 뜻이 된다.

30 . 모 란 + 병 모 양
모란은 부귀(富貴)를 뜻한다.
병 모양은 甁(병)자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平(평)의 뜻을 나타낸다.

대게 병은 모양만 그리거나 청동제 병을 그린다.
富貴平安(부귀평안) 즉,
부귀(富貴)를 누리며 평안(平安)하게 산다는 뜻이 된다.

31 . 모 란 + 백 두 조
모란은 부귀(富貴)를 뜻한다.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서 白頭鳥(백두조)는 百頭(백두)
즉, 머리가 하얗다는 뜻이 된다.
머리가 하얗도록 장수하여 부귀(富貴)를 누리다는
뜻이 된다.

32 . 모 란 + 매 화
모란은 부귀(富貴)를 뜻한다.
매화는 梅(매)로 쓰는데,
眉壽(미수)를 뜻한다.
富貴眉壽(부귀미수)
즉, 눈썹이 하얗도록 장수하여 부귀를 누리다는 뜻이 된다

33 . 소 나 무 + 대 나 무 + 백 두 조
소나무는 松(송)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頌(칭송하다 송)의 뜻을 나타낸다.
대나무는 竹(죽)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祝(축하하다 축)는 뜻을 나타낸다.
백두조(白頭鳥)는 머리가 하얗다는 뜻이므로
장수(長壽)를 나타낸다.

頌祝白頭(송축백두)
즉, 머리가 하얗도록 장수(長壽)한 것을 축하(祝賀)하고
칭송(稱頌)하다는 뜻이 된다.

34 . 매 화 + 달
매화는 眉壽(미수)를 뜻한다.
달은 즐겁다는 뜻의 樂(락)을 뜻하는데,
대게 매화나무 위에 그린다.
眉壽上樂(미수상락),
즉 장수(長壽)하여 즐겁게 노후(老後)를 보내다는 뜻이 된다.

35 . 매 화 가 지 + 까 치
매화는 이른 봄에 눈 속에서 꽃을 피우므로
春先(춘선)의 뜻을 나타낸다.
까치는 희보(喜報)즉, 즐거운 소식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春先喜報(춘선희보),
즉, 이른 봄에 기쁜 소식을 듣다는 뜻이 된다.

36 . 소 나 무 + 학
소나무나 학 모두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뜻한다.
鶴壽百齡(학수백령)
즉, 장수(長壽)하여 백세(百歲)를 누리다는 뜻이 된다.

학이 밀물(潮조)앞에 (當당)서다는 뜻을 나타낸다.
학은 千壽(천수)즉 一品(일품)을 뜻하므로
一品當朝(일품당조)로 읽는 그림이다.
즉, 조정(朝廷)에서 벼슬이 한 단계 오르다는 뜻이 된다.

37 . 소 나 무 + 불 로 초
불로초(不老草)는 먹어서 늙지 않는다는 풀인데,
여기에서 여의(如意)
즉, 마음먹은 대로 되다는 뜻을 나타낸다.
소나무는 신년(新年)을 뜻한다.

新年如意(신년여의)
즉, 새해를 맞이하여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다는
뜻이 된다.

38 . 불 로 초 + 감
불로초(不老草)는 여의(如意)를 뜻한다.
감은 枾(시)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모든 일
즉, 事(사)의 뜻을 나타낸다.

事事如意(사사여의)하는 일마다 마음먹은 대로 되다는
뜻이 된다.

39 . 금 붕 어 여 러 마 리
금붕어는 金魚(금어)라고 쓰는데,
여기에서 소리를 빌려 金餘(금여)의 뜻을 나타낸다.
金玉滿堂(금옥만당)
즉, 금과 옥이 귀댁(貴宅)에 가득하다는 뜻이 된다.

40 . 장 미 + 버 드 나 무 + 까 치
장미는 젊음과 청춘(靑春)을 뜻한다.
버드나무는 柳(유)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留(머물다 유)의 뜻을 나타낸다.
까치는 기쁨을 뜻하여 喜(기쁘다 희)를 나타낸다.

留喜長春(유희장춘)
즉, 오래도록 청춘(靑春)의 즐거움을 누리다는 뜻이 된다.

41 . 장 미 + 공 작 + 소 나 무
장미는 젊음과 청춘(靑春)을 뜻한다.
공작은 綬帶鳥(수대조)라 하여 장수(長壽)를 뜻한다.
소나무는 松(송)으로 쓰는데,
소리를 빌려 頌(칭송하라 송)의 뜻을 나타낸다.

頌壽長春(송수장춘)장수(長壽)하여 청춘(靑春)을 유지함을
칭송(稱頌)하다는 뜻이 된다.

42 . 팔 가 조 + 목 련 + 해 당 화
팔가조(八哥鳥)는 효(孝)를 상징하는 새이다.
목련(木蓮)은 옥란(玉蘭)이라고 불린다.
해당화(海棠花)에서는 棠(당)자에서 소리를 빌려
堂(당)의 뜻을 나타낸다.

玉堂啼鳥(옥당제조)귀댁에서 새가 울다는 뜻인데,
효(孝)를 아는 새가 울다는 뜻이므로
효자(孝子)가 난다는 뜻이 된다

 

[출처] 동양미술에서 나타나는 그림이 나타내는 뜻과 의미 (김용선의 현대미술(작품 하나하나에 작가의 메세지가...))
|작성자 김용선

출처 : 액자공장 뜨락갤러리 그림 표구 액자 화랑
글쓴이 : 미리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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