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향기 ♣>/♧ 고전의 향기 ♧

荀子 「勸學」

화엄행 2014. 10. 31. 13:51

 

荀子 「勸學」

('권학'편의 일부글 중에서 원문은 생략하고 번역글만 올립니다.)

 

일상에 치여서 자칫 놓치거나 잊고 지내기 쉬운 면을 되돌아 보게 해 주며,

더욱 뉘우치고 다시 새기게 해 주는 글입니다.

 

 

 남방에 새가 있는데, 이름을 몽구(蒙鳩)라 한다. 깃털로 집을 짓고 머리털로 엮는데 갈대 이삭에다 매어 놓으니, 바람이 불면 이삭이 꺾여 알이 깨져버리고 새끼는 죽게된다. 이는 집이 완전치 못해서가 아니라 매어 둔 곳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방에는 사간(射干)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줄기의 길이가 4寸이고 높은 산 꼭대기에서 자라며 백 길이나 되는 연못을 굽어보고 있다. 이는 나무 줄기가 길어서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서 있는 곳이 그러한 것이다.

 

 쑥대가 삼밭에서 자라면 잡아주지 않아도 곧아지고,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진흙과 함께 검어진다. 난괴(蘭槐) 의 뿌리가 백지(白芝 ; 약용으로 쓰이는 귀한 식물.)인데, 오줌에 담가두면 君子는 가까이 하지 않고 일반인들은 몸에 착용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은 白芝의 본질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잠긴 곳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君子는 반드시 그가 사는 고을을 택해야 하고 사람과 교유함에선 훌륭한 사람과 친근해야 하나니, 이는 삿되고 방종한 것을 방지하고 중정함(中正 ; 치우침이 없이 正大함.)과 친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만물이 일어남에는 반드시 시작하는 곳이 있나니, 영광과 치욕이 다가옴도 반드시 그 德(; 인간의 도덕이나 수양을 의미함.)을 나타내게 된다.

 

 고기가 썩으면 구더기가 나오고 물고기가 마르면 좀벌레가 생기며, 게으르면 자신을 잊어버려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강하면 저절로 꺾이게 되고 유약하면 스스로 구속하게 되나니, 사악하고 더러움이 자기 자신에게 있으면 원한이 맺어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땔나무를 일정하게 펼쳐놓아야 불기운이 마른 곳으로 타 들어가게 되는 것이고, 땅이 고른 것이 일정해야 물길이 적셔지게 되는 것이다. 초목은 같은 종류끼리 생장하고, 길짐승과 날짐승들은 무리를 짓는다. 이렇기 때문에 삼베로 된 과녘과 표적이 시설되어야 활과 화살이 그곳에 다다를 수 있고, 수풀과 나무가 무성해야 큰도끼와 작은 도끼가 찾아들고, 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을 이루어야 뭇 새들이 날아들며, 식초가 시어져야 초파리가 꼬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는 화를 부르고 행동은 치욕을 초래하는 것이니, 君子(; 德과 수양이 잘 이루어진 훌륭한 사람을 의미)立身(; 언행을 통해 자기 자신의 인격을 정립하는 일)할 바를 삼가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흙이 쌓여 산을 이루면 그곳에 바람과 구름이 일어나고,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루면 교룡(蛟龍 ; 깊은 못이나 큰 바다에 잠겨 있다가 때가 되면 승천하여 구름과 비를 일으킨다는 고대 전설상의 파충류임.) 이 생겨나며, 착한 것이 쌓여 德을 이루면 神明을 스스로 체득하게 되어 성스러운 마음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 걸음도 떼지 않으면 천리를 갈 수 없고, 작은 물길도 트이지 않으면 강과 바다에 이를 수 없는 것이다. '기기'라는 천리마가 한 번 뛴 것이 열 걸음도 않되지만, 늙어 둔해진 말이 10일을 걸어서 천리마가 뛴 곳에 다다르니, 이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은 功이다. 깍고 새기는 것을 그만두면 썩은 나무도 자르지 못하지만, 깍고 새기는 것을 그만두지 않으면 쇠나 돌도 새길 수 있다.

 

 지렁이는 날카로운 손톱이나 이가 없어도 근육이 강인하여 땅위에서는 먼지나 흙을 먹고 땅 아래서는 땅속의 샘물을 마시니, 마음을 한결같이 쓴 것이다. 게는 다리가 8개요 집게발이 2개나 되지만, 물뱀이나 두렁허리란 물고기의 구멍이 아니면 의탁할 곳이 없는 것은 마음을 거칠고 번잡하게 썼기 때문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명명(冥冥 ; 고요하고 그윽하면서 정성스러운 모양)한 뜻이 없는 자는 소소(昭昭 ; 밝게 빛나는 모양)한 밝음이 없고,  혼혼(; 冥冥과 의미가 비슷함.)한 일이 없는 자는 혁혁(赫赫 ; 세상에 드러나고 빛나는 모양)한 功이 없다. 구도(衢道 ; 여러 가지 길)를 가려는 자는 목적지에 이를 수 없고, 두 임금을 섬기려는 자는 받아들여 쓰이지 못하게 된다. 눈은 두 곳을 동시에 보지만 분명히 볼 수 없고, 귀는 두 가지 소리를 동시에 듣지만 명확하게 들을 수 없다. 등사(蛇 ; 용과 비슷한 신령스런 뱀으로, 雲霧를 일으키며 몸을 감추고 난다 함.)는 다리가 없지만 날아다니고, 오서(梧鼠 ; 나무타기, 날기, 수영하기, 뛰기, 땅파기 등의 5개의 재주가 있으나, 나무를 타도 꼭대기에도 못 오르고, 날아도 지붕도 못 오르고, 수영을 해도 작은 골짝의 개울도 못 건너고, 뛰어도 사람의 발걸음도 못 따라가고, 땅을 파도 제 몸도 못가리게 판다함.)라는 날다람쥐는 다섯 가지 재주를 가졌지만 보잘것 없다.

 

 『詩經』에 이르길, "시구(尸鳩)란 새 뽕나무에 살아, 새끼가 일곱 마리네. 훌륭한 사람 그대 군자여, 그 威儀 專一하도다. 그 위의 전일하니, 마음도 맺은 듯 견정(堅定 ; 굳고 안정된 모습)하도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군자는 專一한 자세를 굳게 지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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