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향기 ♣>/♧ 지혜의 향기 ♧

총무원장 지관스님, 조계사 생전예수재 회향 법문

화엄행 2009. 4. 3. 00:32

총무원장 지관스님, 조계사 생전예수재 회향 법문
“바라밀 행하며 참회하는 삶 사세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지난 20일 조계사 생전예수재 회향법회에서 ‘생전예수재의 참뜻’을 주제로 감로법문을 설했다.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 이 날 법회에는 사부대중 500여명이 참석, 생전예수재의 바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법문 내용을 정리했다.

부처님의 제자 혹은 한 인간으로서 부처님 뜻에 어떻게 부합할 것인가를 짚어내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참다운 진리를 찾아야 합니다.

관세음보살이 우리와 같이 범부로서 육바라밀을 수행할 때 보시와 인욕, 정진, 보시, 선정 등으로 마음을 가라앉혀 지혜를 터득했습니다. 우리는 거룩하고 존경스러운 부처님을 따르기를 서원했지만, 육바라밀을 제대로 행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수행을 하면서 우리는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다는 진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오온이 무엇입니까.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이 오온입니다. 이는 정신세계와 물질세계를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삼라만상 형체 있는 모든 것은 다 색(色)입니다. 수상행식은 마음의 작용입니다. 오온 때문에 우리는 고요한 마음자리 청정한 마음자리 둥글고 밝은 부처님 마음자리를 바로 보지 못합니다. 구름에 가려져 광대무변하고 청명한 하늘을 보지 못하는 이치와 같습니다.

하지만 구름은 오래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온의 구름 때문에 청정한 마음을 보지 못하고 망상심을 일으켜 나쁜 업을 짓기도 합니다. 업은 업식이 되어 마음 속 아뢰야식 속에 남아 있습니다. 생전예수재는 업을 참회하면서 시작됩니다.

살아있을 때 내생을 위해 특별법회를 해서 재를 올리는 것입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에 이릅니다. 조계사에 매일 울리는 종소리가 곧 제행보살의 메아리입니다. 무상한 시간을 알리는 메아리입니다. 우리 목숨 역시 종소리의 울림이 멎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꽃나무가 봄에 무성하게 피어있어도 그 꽃이 영원히 피어 있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그 꽃이 떨어지는 진리가 회자정리(會者定離)입니다. 꽃이 좋다고만 하지 말고 저 꽃이 떨어지는 진리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죽음과 태어남이 둘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죽음은 태어남의 원인이고 탄생은 죽음에서 비롯됩니다. 생(生)과 멸(滅) 두 가지가 다 없어져야 그 자리가 절대적인 열반의 자리입니다. 예수재는 살아있는 동안 현존부모에게는 건강을 기원하고 죽은이를 위해서는 좋은 공덕으로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여 극락세계로의 인도를 서원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빚을 다 청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무엇을 가지고 왔습니까. 과거 지어놓은 빚 보따리만 짊어지고 왔습니다. 예수재는 빚을 갚는 기도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혼자만 치장하지 말고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다음생에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한다면 오만함을 버리고 부처님 제자로서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이렇게 회향한 공덕으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바라밀을 행하고 내생의 복을 갖고 업을 참회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정리=하정은 기자

[불교신문 2265호/ 9월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