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窟寺
불굴사는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있으며 자연으로 이루어진 석굴 안에 부처님을 모셨다고 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다. 신라 신문왕 10년(690)에 창건한 것으로 흥성기에는 50여동의 와가(瓦家) 12개의 부속암자, 8대의 물방아를 갖춘 대사찰이었다고 전해 온다. 조선 영조 12년(1739년)에 홍수로 떠내려가 없어지게 되었으나, 그뒤 전라도 송광사 노스님이 다시 세웠다고 한다.
경내에는 보물 제429호로 지정된 불굴사 3층석탑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약사여래입상 부도 등이 있으며, 원효대사가 수도한 석굴이라 전하는 굴이 있는데 이를 "원효굴"이라 부르며, 석굴속의 약수터는 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아동제일약수(我東第一藥水) 라는 글귀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구전에 의하면 이 약수는 장군수라고도 하는데, 김유신 장군이 이 물을 마시면서 삼국통일의 염원을 기도하였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불굴사 주변 일대에 우기가 있으면 불상의 얼굴 부분에 땀이 나고 특히 큰비가 오기 전에는 불상의 온몸이 흠뻑 젖는다고 하는데 지금도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거나 하면 반드시 석불의 몸에 습기가 가득 찬다고 한다.
민족의 영산 팔공산
팔공산은 예로부터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받들어져 왔는데 아버지 산이라는 의미의 부악(父岳), 모든 산의 중심에 있다는 의미에서 중악(中岳), 국가의 공식제사를 지내는 산이라 해서 공산(公山)으로도 불리는 등 여러 이름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앞쪽에 우뚝 솟은 봉우리는 향로봉 또는 노적봉이라 불린다. 동북간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좋으며, 맑은날 100리 밖 보현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불굴사는 팔공산중에서도 동남쪽 산록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문왕 10년(690)에 원효 스님에 의해 창건되어 화광당 한옥희 대사가 주석할 당시 옥천암, 천성암, 천룡암등을 비롯한 산내 12곳의 부속암자가 있었다. 조선조 중기까지만 하더라도 큰 사찰이었던 불굴사는 임진왜란 당시 왜구들에 의해 법당과 요사가 불타버리는가 하면 영조 12년(1736) 병진 대홍수로 불굴사가 거의 대파되었고 삼층석탑과 법당내 약사여래불만 남게 되었다.
그 뒤 불굴사는 송광사에서 온 노스님이 중건하였다고 전한다.
노스님은 '내가 팔골산 불굴사에 왔는데 내 몸이 흙에 묻혀 있으니 흙을 파내고 상호가 비맞지 않도록 집을 지어주면 그대의 오랜 숙원을 성취시켜 주겠노라'라는 신묘한 현몽을 받았다. 이에 노스님은 물어물어 불굴사에 찾아와서 보니 뒷산이 무너져 내려 온 도량이 전파되고 한 줄기 현묘한 빛이 있어 따라가니 부처님이 용안만 드러낸 채 온 법신이 흙에 파묻혀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아랫마을로 내려가 고씨, 김씨, 황씨, 윤씨 4개 문중 사람들에게 현몽을 얘기하고 이들의 도움으로 흙을 파헤치고 집을 지은 것이 현재의 약사보전이다. 이런 인연으로 해서 노스님의 평생 숙원인 청정가람 조성과 불법홍포는 물론 4대 가문의 소원 한 가지씩을 모두 성취하는 원성취 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전한다.
약사여래
불굴사석조입불상(佛窟寺石造立佛像) - 문화재자료 제401호 (경산시)
이 불상은 땅 위에 있는 화강암의 바위에 받침대를 조각하고 그 위에 불상을 세운 형태이다. 받침대는 2단으로 되어 있는데, 아랫단은 네모난 형태이며 각면에 안상을 새겨 놓았고, 윗단은 둥근 형태로 연꽃무늬를 조각해 놓았다. 이 석불입상의 규모는 전체높이 233㎝, 어깨폭 75㎝, 머리높이 53㎝이다.
서 있는 모습의 이 불상은 머리부분이 몸에 비해 다소 크게 조각되어 있다. 머리에는 굵고 둥근 육계가 솟아있고, 머리모양은 별 장식이 없는 민머리 형태이나 얼굴과의 경계는 뚜렷하게 구분지었다. 얼굴의 입, 눈, 코, 귀는 훼손되어 큼직한 얼굴에 맞게 다시 새겼고, 굵은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었다. 양어깨에 걸쳐 입은 옷이 발목까지 덮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손은 손바닥이 앞으로 향한 모습이나 왼손은 없어져서 원래의 모습을 알 수 없다. 지금은 수리하여 보주를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불상의 뒷면에도 옷주름이 뚜렷하게 표현되었고, 목 아래쪽과 머리쪽에 큰 구멍이 있어 광배를 부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 갓바위부처님과 불굴사부처님 중간지역 지명이 음양동인데 불굴사쪽은 음지이며, 갓바위쪽은 양지인것으로 보아 음양의 이치에 맞춰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불굴사 석불 입상은 갓바위 약사여래불과 같은 시대에 조성된 불상으로 추정되며 갓바위 약사불은 갓을 쓴 남성상의 모습이며 불굴사 약사불은 쪽두리를 쓴 여성상의 모습을 하고있어 어머니와 같은 자비로 중생을 제도한다하여 부부라는 설화도 있다.
팔공산의 갓바위가 양의 기운을 가진 남성의 느낌이라면 이곳 불굴사의 석불은 음기의 땅에 여성성을 간직한 불상이다. 두 곳의 불상에 소원을 빌면 기원이 더 잘 이뤄진다고도 전해진다. 아닌 게 아니라 불굴사의 약사여래불은 갓바위의 두꺼운 느낌에 비해 둥글고 선이 한층 부드럽다.
적멸보궁
불굴사 경내에는 자체에서 조성해 봉안한 불상이 없다. 주전각인 적멸보궁에는 보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석탑이 있으며 약사보전에는 경내에서 발굴한 약사여래상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 불굴사는 종래의 사찰과는 조금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불굴사의 주전각인 적멸보궁은 1980년 지어졌으며 정면 3칸, 측면 3칸의 구조로 맞배지붕의 양식을 지닌 주심포 공포형식의 법당이다. 3단의 높은 화강암 축대 위에 세워진 적멸보궁은 좌우로 석조계단과 사자상이 각각 마련돼 있으며 축대 아래에는 오래되어 보이는 괘불대가 자리해 있다. 원래 대웅전 자리에 적멸보궁이 세워졌다고 하니 괘불대 역시 원래의 괘불대로 추정된다. 외벽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내부에는 불상 대신 1980년대 인도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3층 석탑이 자리해 있다.
3층석탑의 후면에는 과거, 현재, 미래불인 연등불, 석가모니불, 미륵불이 나란히 그려진 삼세후불탱화가 봉안돼 있다. 화기가 없으나 최근 조성된 것이라고 한다. 좌측에는 좌우에 관음, 대세지보살이 협시한 작자미상의 아미타불탱화가 안치되어 있다. 아미타불탱화는 1962년 조성했다고 나와 있다. 우측에는 칠성탱과 신중탱이 나란히 있는데 모두 작자, 연대미상이다. 적멸보궁을 비롯한 불굴사의 모든 주련은 한글주련으로 되어 있다.
불굴사 독성/산령각
불굴사에는 독성각과 산령각을 함께 겸한 독성/산령각이 자리해 있다. 편액 역시 2가지 모두를 쓰고 있는데 전각이 퇴락한 것을 지난 2002년 정면 1칸, 측면 1칸으로 개축했다. 전각의 지붕은 맞배이며 공포는 익공계 형식을 지니고 있다.
불굴사삼층석탑(佛窟寺三層石塔) - 보물 제429호
탑은 절 안의 법당 앞에 세워져 있는데 높이 7.43m로 9세기 통일신라시대(統一新羅時代)의 석탑이다. 이중기단(二重基壇) 위에 경쾌하게 조성된 정형 3층석탑이다. 옥개석(屋蓋石)이 넓고 추녀밑이 수평(水平)이며 각부의 비례가 균형을 이루고 있어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넓고 긴 돌로 탑의 구역을 마련하고, 바닥돌은 사방으로 하나씩 4장의 돌을 붙여서 짰다. 아래층 기단의 맨윗돌은 꽤 두꺼운 편이며, 돌의 가운데에 2단의 괴임돌을 두었다. 위층 기단의 가운데돌에는 모서리기둥과 가운데기둥을 새겼으며, 맨윗돌은 얇지만 그 아래에 윗돌과 반듯하게 한 단을 붙여두었다.
탑신은 몸돌과 지붕들을 각각 하나의 돌로 짰는데, 몸돌의 모서리마다 기둥을 새겼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지붕돌 밑면의 받침수는 모두 4단씩으로 줄어들었고 추녀밑은 반듯하지만 마무리 부분에서 뚜렷하게 치켜올려져 있다. 지붕돌의 네 귀퉁이 역시 완만한 경사를 보이다가 마무리부분에서의 치켜올림이 상당히 크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노반(露盤:머리장식받침)과 복발(覆鉢: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이 남아있다.
돌의 마무리에서 정연함을 보이고 있어 탑 전체적으로 뚜렷한 비례가 돋보이는 탑이다. 그러나 탑의 규모가 작아진 점이나, 지붕돌의 치켜올림이 지나치게 큰 점, 각 부분의 밑에 새긴 괴임돌의 표현을 강조한 점 등에서 형식적인 면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 통일신라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 시기의 탑으로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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